철지난 ‘베테랑2’[한현정의 직구리뷰]
형이 독보적이었다면, 아우는 많은 인재들 중 한 명. 막 나쁘진 않은데 그게 참 서운한 그런 첫인상이다.
치솟는 기대를 애써 누르며 봐도 밀려오는 올드함, 그럴듯한 아우라에 비해 그저 평범한 여정, 그 뻔한 길은 은근 요란하고도 오바스럽다. 찐팬이었던 ‘메가폰’의 빛바램에 한켠 슬퍼지기도. 그나마 ‘뉴페이스’ 정해인의 하드캐리로 중반부부턴 속도가 붙어 새 경로인가 싶더니, 샛길로 빠져 돌아와 결국 그 길이다. 오랜 기다림만큼 더 아쉬운, ‘베테랑2’(감독 류승완)다.
영화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서도철 형사(황정민)가 수상한 막내 박선우(정해인)를 영입한 뒤 벌이는 추격전을 담은 액션범죄수사극.
여전히 가족도 못 챙기며 밤낮없이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는 강력계 서도철 형사와 팀원들. 그러던 어느 날, ‘다크 히어로’가 등장한다. 마땅히 죄값을 치뤄야하지만 법의 허술함을 이용해 뻔뻔하게 사회에 복귀해 설치는 흉악범들을 처단하는, 일명 시비나 선악을 판단하여 안다는 상상의 동물을 빗댄 ‘해치’로 불린다.
어떤 살인도, 폭력도 용납될 수 없기에, 형사들은 수사에 나선다. 그럴수록 ‘해치’는 점점 더 대범해진다. 코너에 몰린 팀원들 앞에 남다른 몸놀림의 ‘박선우’가 막내로 나타나고, 사건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뉴페이스’ 정해인은 모든 면에서 강렬하다. (현실에서도 빌런이 된) ‘레전드 빌런’ 유아인을 넘진 못하지만 전혀 다른 결의 아우라를 뿜어낸다. 화려한 액션부터 섬뜩한 표정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한다. 이야기의 한계와 별개로 당당히 홀로 우뚝 선다.
실망스러운 건 메가폰이다. ‘밀수’ 때 싹틋 의구심은 마침내 ‘베테랑2’에서 슬픈 확신으로 변한다. 인기 전작의 9년만 속편이라니, 부담도 욕심도 당연히 컸을 터. 그 사이 장르적 쾌감·캐릭터 무비로서 정점을 찍은 ‘범죄도시’ 시리즈가 4편까지 만들어졌고, 각종 웹툰 그 중에서도 ‘다크 히어로’를 담은 ‘비질란테’(디즈니+), ‘살인자o난감’(넷플릭스)까지 히트를 치며 성장과 변주를 거듭했다. 그것을 뛰어넘을 형사물의 진화, 전편을 뛰어 넘기 위한 연출자의 선택은 (전작에 비해) 한층 깊어진 물음, 즉 ‘메시지’였다.
다채로운 조연군단의 활용 대신 과감하게 ‘해치’와 ‘서도철’의 관계에 집중했지만, 둘의 서사는 1차원적이고 진부하다. 더러 작위적이기도 하다. 선과 악의 공존 속에서 묘하게 응원할 수밖에 없던 ‘해치’가 뒤로 갈수록 사이코패스로 급변하니 맥도 빠진다. 서도철의 응징이 통쾌하지도 않다. 서도철의 최대 위기였던 아들의 문제는 또 ‘해치’의 폭력으로 해결되지 않았는가.
류승완 감독의 특기가 집약된 중반부 몰아치는 박진감에 비해 묵직함을 앞세운 뒷맛은 아리송하다. ‘장르물 치고’ ‘킬링 타임용 치고’ ‘형사물 치고’ 등의 방패막이를 용이한대로 사용한다면 ‘그렇다 치고’로 넘어갈 순 있지만, ‘메가폰의 명성 치고’ ‘칸 후광 치고’ ‘화려한 배우진 치고’ ‘전작에 비하면’ ‘관객의 높아진 수준에 비하면’ 등의 창을 사용하면 비판할 만한 구석도 적지 않다. 여러모로 ‘나쁘지 않다’ ‘무난하다’ 정도의 퀄리티, 고전 형사물의 귀환 격이다. 액션 시퀀스도 요즘 OTT 콘텐츠들의 수준을 감안하면 무난하다.
다행히 전작의 후광이 워낙 센 데다, 올해 추석 연휴 극장가에 개봉하는 유일한 신작인 만큼 흥행은 낙관적이다. (함께 걸리는 작품들이 다큐 ‘안녕, 할부지’와 가수 남진의 콘서트 실황 영화인 ‘오빠, 남진’, 다양성 가족 드라마 ‘장손’, ‘딸에 대하여’ 정도다.) 극심한 흥행 가뭄에 시달려온 CJ ENM의 구원투수인 만큼 홍보도 살벌하게 펼치고 있으니 스코어는 기대해볼만하다.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약 400만이다. 추신, 아 ‘어이가 없던’ 그 형 그 쾌감 못잊어...
9월 13일 개봉. 15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쿠키 영상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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