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억 썼는데' 역대 최악 9위 시즌보다도 1승 적다…외국인 농사 역대급 흉작

김민경 기자 2024. 9. 10. 07: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 연합뉴스
▲ 라울 알칸타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역대급 외국인 투수 농사 흉작에 애를 먹고 있다. 현재 4위를 달리고 있는 게 기적인 수준인데, 기적이 시즌 끝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두산은 10일 현재 시즌 성적 65승65패2무로 4위에 올라 있다. 3위 LG 트윈스와는 4경기차까지 벌어지면서 두산이 정규시즌 남은 12경기에서 만회하기는 쉽지 않아졌다. 문제는 5위권 경쟁팀의 맹렬한 추격이다. 5위 kt 위즈가 시즌 성적 64승65패2무를 기록하면서 0.5경기차로 바짝 붙어 있는 가운데 6위 SSG 랜더스(61승67패2무)와 7위 한화 이글스(60승66패2무)가 3경기차로 쫓고 있다. 6, 7위권 팀과 3경기차는 만회가 쉽지 않은 거리지만, 현재 두산 선발 마운드 사정이 워낙 좋지 않기에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두산은 올해 외국인 투수에만 우리 돈으로 약 38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개막 당시 외국인 원투펀치로 낙점했던 라울 알칸타라에게 150만 달러(약 20억원), 브랜든 와델에게 113만 달러(약 15억원) 거액을 약속했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13승, 브랜든은 11승을 달성하면서 둘 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재계약은 당연한 행보였다.

문제는 두 선수 모두 올해 부상으로 두산을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알칸타라는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12경기에서 2승2패, 64⅓이닝, 평균자책점 4.76에 그친 채 짐을 쌌다. 브랜든은 지난 6월 왼어깨 견갑하근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14경기에서 7승4패, 75이닝, 평균자책점 3.12로 좋은 성적을 냈으나 끝내 정규시즌 안에 복귀하기 어려워졌다. 두산이 가을야구에 간다고 해도 브랜든을 정상 전력으로 포함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브랜든은 현재 계속 경기장에 나와 웨이트트레이닝 등 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나 투구를 멈춘 지 벌써 3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 건강을 회복해도 당장 정상적인 선발 등판은 어렵다.

알칸타라와 브랜든이 애를 먹인 탓에 두산은 추가 비용 지출이 불가피했다. 두산은 지난 7월 알칸타라를 웨이버 공시하면서 파워 피처인 조던 발라조빅을 총액 25만 달러(약 3억원)에 데려왔다. 한국에 왔을 때부터 발라조빅의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는데, 문제는 이닝이터 능력이었다. 브랜든은 8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가 2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이닝을 끌어주지 못하면서 8경기에서 2승(4패) 수확에 그쳤다.

브랜든은 완전 교체 대신 올해 KBO가 새로 도입한 대체 외국인 제도를 활용했다. 두산은 SSG 랜더스에서 이미 대체 외국인으로 뛰던 일본 독립리그 출신 우완 시라카와 케이쇼를 영입하면서 브랜든의 공백을 임시로 채우고자 했다. 시라카와와 첫 6주 계약에 400만엔을 썼고, 브랜든의 복귀 일정이 미뤄지면서 시라카와와 보름 연장 계약을 진행해 추가로 140만엔을 더 썼다. 그런데 시라카와마저 7경기에서 2승3패, 34⅓이닝, 평균자책점 6.03에 그친 뒤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시즌을 접으면서 연장 계약 기간을 제대로 활용해 보지도 못했다. 두산은 시라카와가 선발 로테이션만 돌아줘도 다행이라는 계산으로 계약을 추진한 건데 이마저 꼬여버렸으니 난감했다.

▲ 두산 베어스 조던 발라조빅 ⓒ 두산 베어스
▲ 시라카와 케이쇼 ⓒ곽혜미 기자

두산이 올해 알칸타라와 브랜든, 발라조빅, 시라카와까지 외국인 투수를 선발로 기용한 41경기에서 수확한 승리는 13승에 불과하다. 가장 많은 7승을 챙겼던 브랜든이 정규시즌 복귀가 무산되면서 외국인 10승 투수도 전멸하게 됐다.

두산이 구단 역대 최저 순위인 9위에 머물렀던 2022년보다도 외국인 투수들의 성적표가 처참하다. 그해 두산은 2021년 시즌 MVP였던 아리엘 미란다와 총액 190만 달러(약 25억원)에 계약하면서 야심 차게 시즌을 맞이했는데, 미란다가 어깨 통증 여파로 단 3경기 등판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미란다는 승패 없이 7⅔이닝, 평균자책점 8.22에 그친 채 짐을 쌌다. 대신 2선발로 기대했던 로버트 스탁이 풀타임을 버티면서 29경기에 등판해 9승10패, 165이닝,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버팀목이 됐고, 처음 두산에 대체 외국인으로 합류했던 브랜든이 11경기 5승3패, 65이닝,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2022년은 사실상 스탁과 브랜든 2명만으로 14승을 합작했는데, 올해는 4명을 쏟아붓고도 13승 수확에 그치고 있다. 2022년에는 외국인 투수가 33경기에 나섰고, 올해는 정규시즌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외국인 투수가 벌써 41경기에 나섰으니 가성비로 따져도 올해가 훨씬 더 떨어진다.

두산은 남은 시즌 사실상 곽빈과 발라조빅 2명만 믿고 승수를 쌓아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최원준과 김민규, 최승용 등이 최근 선발투수로 계속 기용되고 있기는 하나 기복이 있거나 최소 5이닝을 기대할 수 없어 마운드 계산이 계속 어려워지고 있다. 그나마 지난주와 이번 주 통틀어 2주 동안 단 6경기를 치르는 일정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 얼마나 버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두산은 브랜든이라는 기대 요소가 완전히 사라진 상황에서 막바지 5강 싸움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외국인 투수 농사를 완전히 실패하고도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기적을 쓸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 두산 베어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