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이후 100년…'모두를 위한 혁신'은 AI·환경을 가리켰다
고효율 가전에 힘 준 기업들…'플라잉 카' 이색 기업도 참가
(베를린=뉴스1) 한재준 기자 = 올해 100주년을 맞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가 6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10일(현지시간) 막을 내린다.
'모두를 위한 혁신'(Innovation for All)을 주제로 열린 IFA에는 전 세계 139개국 22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올해 글로벌 가전 기업들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AI 홈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고효율 가전도 전시관 전면에 세워졌다.
◇AI 가전 넘어 AI 홈으로…일상으로 다가온 '로봇 집사'
라디오 기술 경연장으로 시작된 IFA는 100년이 흐른 올해 AI 기술 경연장으로 변모했다. AI 가전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을 편리하게 하는 AI 홈 기술을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를 주제로 1820평의 업계 최대 전시관을 꾸렸다. 이곳에서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한 AI 홈 설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갤럭시 링으로 분석한 수면 상태를 바탕으로 조명과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가전을 최적의 조건으로 제어하는 기술 등이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목소리나 위치를 인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이스 ID'와 사용자 위치 기반으로 가전을 제어하는 '앰비언트 센싱' 기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LG전자는 AI 홈의 두뇌 역할을 하는 'LG 씽큐 온'(LG ThinQ ON)을 처음 공개했다. 개별 가전 전시를 최소화하고 씽큐 온을 기반으로 한 AI 홈 설루션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레이더 센서가 탑재된 AI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반려동물 동선을 감지해 풍향과 온도∙습도를 조절하는 등 AI 홈 기능이 소개됐다.
중국·유럽 기업들도 전시관 내에 별도의 코너를 만들어 AI 홈 설루션을 전시했다.
중국 하이센스는 '커넥트 라이프'를 슬로건으로 걸고 스마트홈 존을 운영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와 유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크린이 탑재된 AI 가전으로 다른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도 시연했다.
중국 창홍은 자사 첫 AI TV와 스마트홈 설루션을, 중국 하이얼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hOn'을 중심으로 한 AI 주방가전 생태계를 선보였다.
125주년을 맞은 독일 밀레는 세계 최초로 드럼 리브(rib)를 AI 기술로 대체한 세탁기를 선보였다. 오븐 내부의 카메라로 음식을 식별하고 AI를 통해 30여 가지 레시피를 추천해주는 '스마트 푸드 ID'와 자체 개발한 AI를 기반으로 한 가전 진단 서비스도 내놨다.
AI가 탑재된 로봇도 관심을 끌었다. IFA 100주년을 기념해 개막 첫날 메세 베를린 전시관을 찾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삼성전자의 로봇 집사 '볼리'와 LG전자의 이동형 AI 홈 허브 'Q9'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중국 기업 중에서는 하이센스가 '할리'(Harley)라는 이름의 AI 로봇을 선보였다. 독일의 노이라 로보틱스는 키 180㎝의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전시했다.
◇최고 에너지 등급만으로 부족하다…고효율 가전 뽐내
올해 IFA에서는 고효율 가전이 부각됐다.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가전 기업이 적은 전력으로 최고의 효율을 내는 가전을 전시관 전면에 세웠다.
삼성전자는 유럽 에너지 소비 효율 최고 등급인 'AI'를 받은 유럽향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전시했다. 세탁 작동만으로는 A등급보다 효율이 20% 더 좋다.
LG전자는 A등급보다 약 55% 효율이 좋은 드럼세탁기 신제품과 건조기 품목의 최고 에너지 효율 등급인 'A+++'보다 에너지를 26% 절약할 수 있는 건조기 신제품을 내놨다. A등급 대비 효율이 25%, 20% 개선된 냉장고 및 식기세척기도 선보였다.
유럽 가전 기업들은 전시관 대부분 공간을 고효율 가전 전시에 할애했다.
보쉬는 전시관 입구에는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50% 줄인 냉장고가 서 있었다. 유럽 에너지 소비 효율 A등급보다 효율이 10% 좋은 냉장고도 소개됐다.
지멘스는 에너지 효율 최고 등급보다 효율이 각각 50%, 10% 개선된 세탁기 및 건조기를 전면에 세웠다.
중국 기업들도 고효율 가전에 힘을 줬다. TCL은 A등급 대비 효율이 40% 좋은 세탁기와 10% 효율이 개선된 냉장고를 선보였다. 하이얼은 최고등급 대비 효율이 20% 좋은 냉장고와 27% 개선된 건조기를 공개했다.
강대종 LG전자 H&A AI가전 PMO 실장은 "가전을 적은 전력으로 돌리는 프로그램이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까지 전개되고 있다는 걸 이번 전시회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색 기업들도 눈길…韓 스타트업에 관심 쏟아져
100주년을 맞은 IFA는 가전 영역을 넘어서는 기업들도 다수 참가했다.
전시회 시작 전부터 미디어의 눈길을 사로잡은 '플라잉 카'(Flying Car) 스타트업 알레프 에어로노틱스가 대표적이다.
알레프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2인승 비행 자동차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으로 스페이스X와 바이두 등 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
짐 듀코브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현지시간) 기조연설을 통해 자사의 비행 자동차 '모델A'의 사전 주문이 3000건을 넘어섰다며 내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럽 관람객들은 한국 스타트업 기술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우리나라는 스타트업 기술을 조명하는 'IFA 넥스트'의 공식 혁신 파트너 국가로 참가해 국내 스타트업 전용 한국관을 마련했다.
이곳에 전시관을 꾸린 폐기물 관리 스타트업인 소브먼트는 자동 소화장치와 센서를 활용해 담배꽁초 수거함의 화재를 예방하고 청소 노동력을 줄이는 설루션을 선뵀다. 소브먼트 전시관에는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런던 공항이 소브먼트의 기술 도입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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