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

리더십의 본질은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대응하는 능력에 있다. 조직을 이끄는 힘과 리더십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으며, 오늘날의 리더는 과거의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접근 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유형의 리더십을 요구받고 있다.

인류가 수렵과 채집에서 벗어나 정착과 농경 사회로 발전한 이후, 리더의 존재는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었다. 초기 사회에서는 리더십이 주로 군사적 권력이나 사회적 지위로 특징지어졌지만,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리더십의 정의와 요구 사항도 변화해 왔다. 과거에는 통찰력과 카리스마가 리더의 주요 덕목으로 여겨졌으나, 21세기의 디지털화, 다원주의, 글로벌화는 전통적인 전체주의적 사고와 일방적인 리더십 방식을 부적합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보가 권력을 상징하던 과거와는 달리, 현대는 정보의 자유로운 접근과 공유가 가능해진 시대이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정보는 빠르고 쉽게 전파되며, 이는 리더의 역할과 위상을 변화시켰다. 시민혁명으로 시작된 근대 민주주의는 수천 년 동안 이어 온 수직적 상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었고, 정보화시대는 수평적 의사소통과 상향식 의사결정 방식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따라서 현재의 리더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과제는 구성원들의 동의와 신뢰를 얻고, 수평적인 소통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리더는 미래를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지만, 혼자만의 성과로는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없다. '보스'는 사람들을 지휘하며 몰고 가지만, '리더'는 사람들과 협력하여 그들을 자연스럽게 이끌어간다. 강요와 보상만으로는 지속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우며, 조직의 역량은 리더가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공감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리더의 공감 능력은 진정성에서 비롯되며,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정성이 있는 리더는 목적을 향한 열정을 보이고, 자신의 가치관을 실행하며, 머리뿐 아니라 가슴으로 사람들을 이끈다. 연구에 따르면, 완벽해 보이는 것보다 진실한 리더가 더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훌륭한 리더십의 핵심 자질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솔직하게 드러내려는 의지와 구성원의 부족한 점을 포용하는 능력이다. 구성원들은 리더가 진정한 모습을 보일 때 더 큰 행복을 느끼고, 조직을 신뢰하며 더 나은 성과를 달성한다. 진정한 리더는 개개인의 차이를 인정하고 가치를 부여하며, 그들이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구성원들에게 권한을 나눠주고 자발적인 참여와 헌신을 이끌어낸다. 진정성 있는 리더는 구성원들을 미래의 리더로 양성하며, 집단지성(集團知性)을 활용해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한다.

불확실성과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시대에서 조직은 끊임없는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리더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변화를 주도하며 조직을 혁신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미래를 예측하고 전략을 수립하며 문제를 분석하여 조직이 변화와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이끄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리드 헤이스팅스는 각각 혁신적 제품과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통해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대표적인 리더들이다. 혁신적 리더십은 조직의 성장 기회를 창출하는 핵심 원동력으로, 이 시대 리더들에게 필수적인 역량으로 강조되고 있다.

비전을 공유하고 소통을 중시하며 공감 능력과 진정성을 갖춘 리더는 조직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리더는 구성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조직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성공을 이끌어낼 것이다. 이 시대는 진실함과 정직함으로 무장하고 조직의 혁신을 주도할 강한 소명감을 지닌 리더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