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쇤다’... 유통업계, 추석 ‘혼명족’ 명절 한상차림 경쟁

1인 가구 1000만 돌파
GS25 “지난해 명절 도시락 출시 직후 매출 1위”
CU “추석 기간 반값 행사”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주요 편의점 프랜차이즈가 ‘혼명족(혼자 명절을 보내는 이들)’을 겨냥한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간편식을 선호하는 젊은 층 소비자와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명절 도시락이 인기를 끌자, 편의점 업계가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와 BGF리테일 편의점 프랜차이즈 CU는 이날 각각 추석 소불고기 전골 도시락과 한가위 명절 도시락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두 도시락은 모두 추석에 주로 먹는 음식으로 구성했다.

GS25는 서울식 소불고기 전골을 주요리로 오미산적, 동그랑땡, 해물 부추전, 생취나물, 무나물, 명태회무침 같은 명절 대표 음식을 담았다. 주요 소비자층은 혼자서 명절을 보내는 1인가구다. GS25에 따르면 다른 GS25 도시락보다 내용물을 16% 늘려 1인 가구가 명절 음식을 넉넉히 즐기도록 했다. 가격은 7300원이다.

GS25가 지난해 설과 추석에 출시한 명절 도시락은 출시 직후 단숨에 GS25 도시락 매출 순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추석 명절 도시락은 추석 당일을 포함한 연휴 기간 3일 기준 2위 도시락과 매출 차이가 2배 이상 났다. GS25는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우리동네GS에서 이 도시락을 예약 구매하면 30% 할인을 제공한다.

박종서 GS리테일 도시락 MD는 “혼자 명절을 보내는 가구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집에서 명절 분위기를 내면서 푸짐하게 즐길 만한 도시락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GS25가 10일 출시한 '추석 소불고기 전골 도시락'. /GS리테일 제공

편의점 CU가 준비한 한가위 명절 도시락은 명절 음식 떡갈비를 중심으로 잡채, 부추전 같은 명절 음식과 고사리, 시금치, 도라지 같은 나물을 더했다.

CU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16일부터 18일까지 이 제품을 포함한 40여종 도시락 전 제품을 반값에 판매한다. 한가위 명절 도시락 같은 경우, 원래 6900원이지만 명절 기간 3450원에 살 수 있다.

편의점들이 명절용 도시락을 따로 준비하며서 동시에 할인 행사까지 준비한 이유는 그만큼 혼자 명절을 보내는 이들이 편의점에 중요한 소비층이기 때문이다.

CU에서 최근 3년간 명절 당일 포함 3일간 팔린 도시락 매출을 살펴보면 2021년은 이전 해보다 15%, 2022년에는 13.4%, 2023년에는 18.5%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설 연휴 기간 간편식 매출을 입지 별로 살펴보니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오피스텔과 대학가 인근 간편식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오피스텔 입지에서는 이전해보다 매출이 30.2% 뛰었다.

노수민 BGF리테일 간편식품팀 MD는 “추석에도 소비자들이 간편하고 부담 없이 명절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가격 대비 만족도를 높인 제품들과 프로모션을 준비했다”며 “(명절 도시락은)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차별화한 선택지”라고 말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도시락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이전해 추석 연휴보다 도시락 매출이 20%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추석을 맞아 배우 이장우 씨와 함께 명절 도시락 ‘맛장우도시락 명절하이라이트’를 선보이기로 했다. 이 도시락은 불고기에 양념깻잎과 유채나물을 곁들였다.

이마트24 역시 혼명족을 겨냥해 올해 수확한 햅쌀로 만든 ‘한가위 정찬 도시락’과 ‘한정식 떡갈비 정찬 도시락’을 준비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기준 전국 1인 가구는 1002만1413가구로, 인구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전체 2400만2008가구 중 41.8%를 차지한다. 5가구 중 2가구가 혼자 살고 있다는 뜻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남성을 기준으로 1인 가구는 30대가 21.8%로 가장 많았고, 20대(18.1%)가 그 뒤를 이었다.

김소형 데이비스앤컴퍼니 컨설턴트는 “취업 준비기간이 길어지고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명절에 가족을 찾기보다 경제활동이나 휴식을 선택하는 젊은 소비자가 여러 나라에서 늘고 있고, 이들이 명절 귀성 풍경을 바꾸고 있다”며 “전통적인 가구 형태에 맞춰진 명절 문화가 높아진 1인 가구 비중과 맞물려 새로운 경제 흐름을 만들어 낸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