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투자사들 '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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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 양극화로 중소 원화거래소들의 실적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던 기업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고파이 부채와 경영 악화로 투자사들이 이미 막대한 손실을 입은 가운데, 대주주 바이낸스가 조만간 지분을 매각하지 못하면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 유지가 힘들 수 있어 투자 손실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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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 양극화로 중소 원화거래소들의 실적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던 기업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대주주들은 앞다퉈 보유 지분을 팔여고 하고 있지만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해 엑시트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빗의 대주주와 2대주주인 엔엑스씨와 SK스퀘어는 각각 900억원가량을 투자했지만 현재 지분가치가 수십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엔엑스씨는 지난 2017년 코빗에 투자했다. 자회사 심플캐피탈퓨처스와 함께 코빗 지분 62%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 지분 가치는 2017년말 960억원에 달했으나 이듬해 크립토윈터 직격탄을 맞아 184억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코빗의 거래와 점유율 감소로 적자가 쌓이면서 수년째 장부가치는 31억원에 머물러 있다.
3년전 코빗에 투자한 SK스퀘어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지난 2021년말 지분 32%를 약 900억원에 인수한지 1년만에 지분가치가 700억원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말에는 순공정가치를 반영해 지분가치가 141억원으로 급락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보유지분의 장부가는 114억원으로 반년 새 또 30억가량 하락했다.
고팍스는 상황이 더 안 좋다. 지난해 초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의 지분 70%가량을 인수한 바이낸스는 2년도 안돼 지분 매각에 나섰다. 또 8%대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 BF랩스(구 시티랩스)는 약속한 추가 투자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고파이 부채와 경영 악화로 투자사들이 이미 막대한 손실을 입은 가운데, 대주주 바이낸스가 조만간 지분을 매각하지 못하면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 유지가 힘들 수 있어 투자 손실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바이낸스는 국내 클라우드 기업 메가존과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컴투스홀딩스가 보유한 코인원 지분 가치도 점점 하락하고 있다. 코인원 2대 주주인 컴투스홀딩스는 지난 2021년과 2022년 코인원 지분 38%를 인수하며 총 943억원 투자했는데 올해 상반기말 기준 이 지분가치는 734억원으로 3년새 200억원가량 감소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 가능성, 사업 시너지 등을 보고 거액을 투자한 곳들이 업계 양극화와 규제 강화 등으로 투자 손실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
특히 중소 원화거래소들은 다른 사업자에 비해 은행 실명계정이라는 특권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 상황이 갈수록 나빠져 걱정을 키우고 있다. 코빗, 고팍스는 점유율이 1%이하로 떨어진 지 오래고 대부분은 올 상반기 비트코인 상승으로 시장 호황기가 왔는데도 적자를 냈다.
앞으로 중위권 이하 원화거래소들의 사정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활황기에 반짝 수익을 낼 수는 있지만 1위 거래소와 자본력, 거래소 갱쟁력, 사업 확장성 등에서 점점 더 격차가 벌어져 기업가치 하락은 물론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만 보면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대량으로 주로 거래되는 거래소와 점점 더 잡코인에 의존하는 거래소로 나눠지고, 거래소 외 사업을 보면 풍부한 자금력과 독보적인 입지로 금융사와 협업 등 점점 신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곳과 거래소 외 사업은 시도도 못하는 곳으로 나뉜다"며 "이게 거래소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고, 원화거래소 업계도 머지 않아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순 (cy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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