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절반, 3분기 영업익 전망치 후퇴…이차전지 먹구름
실적 양극화 심화… 이차전지·미디어·엔터 업종 부진
국내 상장사 중 절반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새 낮아졌다. 이차전지 업종,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특히 부진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235개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상장사 중 106개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과 비교해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45% 수준이다. 한 달 전 대비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기업은 84곳(36%)이었고, 전망치가 유지된 기업은 45곳(19%)이었다.
이차전지 업종의 실적 눈높이가 크게 떨어졌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업황 둔화가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많이 내려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한 달 전만 해도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8억1400만원이었지만, 이달 초 1억6700만원으로 90.8% 급감했다. 키움증권은 주요 고객사의 재고조정 조정 등으로 인한 출하량 감소를 이유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3분기 53억원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닥에서는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같은 기간 53억원에서 30억원으로 44% 감소했다.
엔터주를 포함한 미디어 종목도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한 달 동안 콘텐트리중앙(-40.9%), 스카이라이프(-18.3%)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졌다. 코스닥에서도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엔터)가 87.4%, 스튜디오드래곤이 22.6%, JYP엔터테인먼트(JYP Ent.)가 13.9%, 에스엠(SM)이 2.2% 줄었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실적 눈높이가 낮아졌다. 삼성전자는 한 달 동안 영업이익 전망치가 13조6606억원에서 13조5441억원으로 1165억원(0.9%) 줄었다. SK하이닉스는 7조825억원에서 7조733억원으로 0.1% 정도 줄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유가증권시장보다는 코스닥 시장의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 코스닥 예상 영업이익 합산액은 지난달 6일 1조506억원에서 이달 6일 1조40억원으로 4%가량 줄었다. 감소 규모가 큰 기업은 위메이드(-104억원), 에스티아이(-79억원), YG엔터(-75억원), JYP엔터(-69억원), 카카오게임즈(-62억원) 순으로 게임사와 엔터사가 대부분이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전체 예상 영업이익 규모 자체는 커졌다. 한 달 전 71조635억원에서 이달 6일 71조3661억원으로 0.43% 증가했다. 지주사, 조선, 제약 등 일부 업종에서 실적 개선이 전망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달 새 예상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SK스퀘어다. SK하이닉스의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는 하이닉스 지분법이익 증가 등으로 1792억원(30.8%)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그 외 조선주인 HMM(1788억원·21.1%), 지주사인 SK(1253억원·7.2%), KT(599억원·15.7%), 게임주인 크래프톤(458억원·23.2%) 등이 뒤를 이었다. 제약사인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 유한양행도 각각 30억원(1.3%), 24억원(14.9%), 14억원(4.3%)씩 예상 영업이익이 늘었다.
증권가에선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내려가면서 증시 전체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 이탈이 심화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5일 58조9618억원에서 51조4526억원으로 13% 감소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 비중이 80%가 넘는 코스닥 시장의 경우 투자심리가 더 악화할 수 있다. 이달 들어 9일까지 코스닥 지수는 7%가량 빠졌고, 코스피 지수도 5% 넘게 하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라며 “여러 상장사의 이익 전망이 동시에 하향 조정되면 전체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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