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학 결혼해 아이 낳는 개념"…카이스트와 NYU의 '윈윈'

카이스트-뉴욕대 9일 공동 학위제 업무 협약 체결
2~3년 이내 학생 선발…졸업장 두 학교 이름 담겨
AI 이론 강한 뉴욕대, 엔지니어링 강점 카이스트 '윈윈' 기대

카이스트-뉴욕대 인공지능 분야 공동학위제 협약체결식. 카이스트 제공

"2년 전에는 카이스트와 뉴욕대 사이에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두 기관 사이에는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는 걸 목격하는데요. 린다밀스 뉴욕대 총장과 내가 좋아하는 표현이 있어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는 건데요. 우리는 함께 많이 예측하고, 또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카이스트가 미국 뉴욕대(NYU)와 손 잡고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분야 관련 '공동 학위제(Joint Degree)'를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공동 학위제라는 개념 자체가 최초고, NYU의 경우는 공동 학위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AI 분야는 카이스트와 처음이다.

공동 학위제는 두 대학이 힘을 합쳐 하나의 새로운 학위를 만드는 개념이다. '복수 학위(Dual Degree)'가 각자 학교에 입학해서 공부하다가 다른 학교 수업을 듣고 학점을 인정 받아 각자 졸업하는 것이라면, '공동 학위(Joint Degree)'는 입학할 때부터 두 학교가 함께 만든 새로운 학과에 입학해 졸업까지 같이 하는 개념이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기존의 교환 학생과 개념이 다르다"면서 "이를테면 결혼해서 애를 낳는 개념처럼 새로운 제도"라고 설명했다.

카이스트-뉴욕대 로고. 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와 NYU가 추진하는 AI 관련 공동 학위제는 9일 업무 협약(MOU)를 체결하고 이제 첫 발을 뗐다. AI 관련 분야 대학원 과정의 공동 학위제 설립을 위한 '운영위원회'부터 올해 안에 설치하고,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교수진·학생 규모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고 향후 일정 등도 결정되지 않았다. 라구 선다람 NYU 부총장은 "다양한 형태 공동 학위제가 있어서 일단은 어떻게 운영해나가는게 좋을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두 학교가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한 뒤 2~3년 내에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학교는 학생 선발도 함께 논의해서 결정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카이스트와 뉴욕대를 오가며 양교의 교수들로부터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졸업장에는 카이스트와 NYU 이름이 함께 담긴다. 학생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십 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NYU 한국인 동창회에서 두 학교의 공동 연구를 위해 18억의 기금을 모으는 등 지원 사격도 든든하다.

카이스트와 NYU는 이번 공동 학위제 추진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AI 이론이 발전한 NYU와 엔지니어링 등에 강점이 있는 카이스트가 만나 서로 협력하면 '윈윈(Win-win)'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학과의 성격은 기존에 AI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AI 관련 헬스케어, 바이오, 전자 공학 등을 다 같이 공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 중이다. 이 총장은 "분야로 보면 순수 AI 알고리즘도 배울 수 있지만 AI 전자공학, AI 금융 등을 두루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학과를 졸업하면 세계 최고 엘리트 인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학생들을 뽑을 때는 학부 전공과 무관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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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 h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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