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잠수함 수주전…유럽 벽 넘으려면 범정부적 노력 절실[생생확대경]

김관용 2024. 9. 1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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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6일(현지시각)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 다녀왔다.

전시회 현장에선 폴란드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을 겨냥한 수주 경쟁이 치열했다.

3000톤(t)급 재래식 잠수함 2~3척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폴란드 군의 핵심 요구사항은 △검증된 잠수함 △잠대지 미사일 등 강력한 탑재무장 △신속한 납기 △승조원 교육훈련 △자체 유지·보수·정비(MRO) 능력 확보 △금융지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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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서 잠수함 수주전
한국 vs 유럽 싸움, 이달 상위 3~4개 기업 선정
유럽국가, EU 공동체 내세우며 G2G 협력 강조
우리 정부·군 노력 미비 목소리, 국가총력전 펴야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3~6일(현지시각)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 다녀왔다. 전시회 현장에선 폴란드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을 겨냥한 수주 경쟁이 치열했다. 이 사업에는 대한민국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프랑스 네이발 그룹,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 스웨덴 사브, 스페인 나반티아 등이 도전하고 있다. 폴란드는 이달 중 3~4개 기업(Short List)을 선정해 평가를 본격화 할 것으로 알려졌다.

3000톤(t)급 재래식 잠수함 2~3척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폴란드 군의 핵심 요구사항은 △검증된 잠수함 △잠대지 미사일 등 강력한 탑재무장 △신속한 납기 △승조원 교육훈련 △자체 유지·보수·정비(MRO) 능력 확보 △금융지원 등이다. 이를 고려하면 대한민국의 장보고-Ⅲ 모델은 경쟁국 잠수함보다 객관적으로 앞선다.

지난 3~6일(현지시각)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 폴란드 해군참모총장이 한화오션 부스를 찾아 회사 관계자로부터 장보고-Ⅲ 잠수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
실제로 우리 해군의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은 실전배치 돼 운용 중이다. 장보고-Ⅲ 최신 모델인 배치(Batch)-Ⅱ 선도함도 내년 진수 예정이다. 주요 경쟁기종인 독일 ‘212CD’와 스웨덴 ‘A26’ 잠수함이 아직 건조 중인 ‘페이퍼 서브마린’ 수준에 불과한 것과 비교된다. 프랑스 ‘스코르펜’ 잠수함은 자국이 사용하지 않는 수출용이다. 납품 가능 시점도 우리가 유리하다.

게다가 장보고-Ⅲ는 디젤잠수함 중 세계 유일의 수직발사관을 탑재해 10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한다. 무반향 타일 기술에 의한 낮은 소음도 강점이다. 세계 최초 잠수함용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와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는 3주간의 잠항을 가능케 한다. 100% 현지 업체를 통한 MRO도 제안하고 있어 승조원 교육훈련과 정부 차원의 금융지원 계획 등이 뒷받침 될 경우 수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은 ‘우리가 남이냐’는 논리를 펴며 폴란드 유사시 지원할 수 있는 곳은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유럽방위산업전략(EDIS)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입법 패키지를 강조하며 폴란드에 정부 차원(G2G)의 전방위적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

유럽방위산업전략은 2030년까지 EU 국가의 유럽산 무기 비중을 현 20%에서 50%로 확대하고, EU 내부의 방위산업 거래 규모를 15%에서 35%로 늘려야 한다는 권고다. 경제공동체인 EU에서 방산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역내 방산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다. 이에 따라 독일은 212급 잠수함을 폴란드 그드니아 해군기지에 수차례 입항시키는 등 유럽국가들의 교류활동이 활발한 상황이다.

반면 우리 군과 정부 당국의 지원은 미약하다고 업계는 토로한다. 폴란드 내 파트너사들까지 타 경쟁국 사례를 들며 정부 차원의 지원 문제를 지적한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말로는 ‘적극 지원’을 얘기하지만 정·관계 인사들의 노력도 부진하고 군 차원의 뒷받침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가격이나 성능, 납품 기한 등은 건조 조선소 몫이지만, 잠수함 승조원 교육훈련과 후속 군수지원, 산업협력 등은 정부 도움 없이는 어렵다. 말 그대로 국가 총력전을 펼쳐야 유럽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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