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거래 엄벌 주장 트럼프 “21세 이상 기호용 대마 사용 찬성”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4. 9. 1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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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젊은층 공략 차원”
해리스도 중도층 공략 차원에 잇따라 ‘정책 우클릭’

11월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1세 이상 성인이 기호용으로 대마초를 피우는 것을 합법화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간 마약 밀거래 형량을 사형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온 마약 강경론자다. 조 바이든 민주당 행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대마를 연방 차원에서 ‘비범죄화’하려는 가운데 트럼프까지 대마 합법화를 거론한 건 결국 선거 결과를 좌우할 젊은층·중도층 표심을 의식한 발언이란 분석이다.

그래픽=백형선

트럼프는 8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계정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린 글에서 “나는 개인의 마리화나 소량 사용에 대해 불필요한 체포와 구금을 끝낼 때가 됐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21세 이상 성인은 마리화나 3온스(85g)까지 합법적으로 구입 또는 소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대한 11월 플로리다주 주민 투표때 주민으로서 찬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안전하고 검증된 (마리화나) 제품에 성인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한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그간 마약 밀거래자를 최고 사형에 처하고 있는 중국을 ‘모범 사례’로 언급하면서 마약 엄벌을 주장해왔다. 사실상 미국 상당수 주에서 대마 구매 및 소비가 합법화돼 있는만큼 ‘선거용’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 정부는 연방 차원에서 대마초를 불법으로 유지하고 있다. 마약 사용·유통 등을 단속하는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그간 대마를 남용 가능성이 높고 의료용으로도 허용되지 않아 가장 위험한 마약 등급인 스케쥴 1(Schedule 1)로 분류해왔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대마를 덜 위험한 마약류 등급인 스케쥴 3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었다. 이를 두고도 젊은층 및 흑인·히스패닉 등 소수인종 등을 노린 정책이란 분석이 나왔었다.

트럼프의 ‘대마 합법화’ 발언을 두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 우클릭’ 행보와 비교하는 분석도 나온다. 해리스는 최근 전기차 생산 의무화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과거 해리스는 수차례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차량 생산 의무화 법안을 발의하거나 비슷한 취지의 대선 공약을 내세웠지만,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러스트 벨트(제조업 쇠퇴 지역)에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이 밀집한 점을 의식해 기존 입장에서 후퇴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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