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핵심 병참기지 12km 앞까지 진격… 함락땐 판세 흔들려
나토 회원국 영공까지 드론 침범
우크라, 개전 후 1만9000명 탈영
병사들 불만 쏟아지며 위기 몰려
우크라이나군은 일부 병사의 탈영, 명령 불복종 등 내부적으로도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상황이 이어지면 포크로우스크가 러시아에 함락되는 것은 시간문제고, 전쟁의 판세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러시아군 무인기(드론)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인접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와 라트비아 영공을 침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나라들은 러시아의 영공 침범에 대한 나토 차원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러, 파상공세 vs 우크라 ‘집단탈영’ 고민
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노보흐로디우카를 점령했다고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태생의 친(親)러시아 군사 블로거 유리 포돌리아카는 러시아군이 포크로우스크에서 12km 지점까지만 진격한 것이 아니라 더 가까운 7km까지 진격했다고 주장했다.
노보흐로디우카 점령으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이른바 돈바스 지역의 80% 이상을 점령하게 됐다.
친러 성향의 주민이 많은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했을 때부터 이곳의 친러 반군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며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전쟁의 주요 명분 중 하나로 ‘돈바스 회복’과 ‘돈바스 거주 러시아인 보호’를 거론했다.
CNN은 포크로우스크에 배치된 적잖은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탈영을 하거나, 군 수뇌부의 전략에 반기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일대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 지휘관은 “대부분의 병사들이 탈영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우크라이나 의회에 따르면 현지 검찰은 전쟁 발발 후 최소 1만9000명의 탈영병을 두고 군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탈영병이 너무 많아 일일이 처벌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탈영병을 처벌하지 말자는 주장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판세 전환을 위해 단행한 쿠르스크주 진격 작전에 참여한 병사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쿠르스크주에 배치된 한 병사는 CNN에 “이 전쟁에서 우리는 조국을 지켰어야 한다”며 러시아에 배치돼 있는 것에 대한 의문을 토로했다.
● 러, 나토 회원국 영공 침입
러시아가 최근 동유럽의 나토 회원국 영공에 침입하고 있는 것도 논란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루마니아는 8일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던 러시아 드론이 영공을 침입했다”고 밝혔다. 루마니아는 즉각 F-16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다.
앞서 7일 이번 전쟁 내내 러시아의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는 벨라루스, 러시아와 모두 국경을 접하고 있는 라트비아에서도 러시아 드론이 발견됐다. 라트비아 국방부는 “러시아 드론이 국경에서 약 55km 떨어진 마을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두 사례 모두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루마니아와 라트비아는 “나토 특정 회원국에 대한 침입은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회원국이 공동 대응한다”는 ‘나토 헌장 5조’를 거론하며 러시아에 대한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루마니아 출신인 미르체아 제오아너 나토 사무차장은 소셜미디어 X에 러시아의 행동을 두고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썼다. 에드가르스 링케비치스 라트비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토가 이 문제를 집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신임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전 유럽의 평화를 보존할 수 있도록 (나토) 동맹국이 우크라이나를 최대한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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