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응급실 뺑뺑이, 누가 살인자냐” 한덕수 “10년전부터 있던일”
野 “권력서열 1위가 김건희” 공세
與 “문다혜 캥거루게이트” 반격
박지원 “나를 써라” 韓 “건의할것”
“민주당의 계엄령 괴담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정치적 탄압으로 둔갑시킨 조직적 선동 아니냐.”(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9일 정치 분야와 관련해 진행된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응급실 뺑뺑이’를 비롯한 의료 공백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여부를 집중 추궁하며 공세에 나섰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최근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주장한 계엄령 의혹을 두고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가리기 위한 거짓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 野 “尹 끌어내릴 상황” 與 “캥거루 게이트”
여야는 대정부질문 첫날 각각 중진급 의원을 질의자로 내세우며 기싸움을 벌였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5선)은 “응급실 뺑뺑이로 국민이 죽어간다. 대통령 눈치를 보다가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윤 대통령을 겨냥해 “누가 살인자냐”라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살인자는 없다. 의료계 뺑뺑이는 10년 전부터 엄청나게 있었다”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2000년에도 의료 파업이 6번이나 있었지만 응급실·중증환자실은 다 의사들이 지켰다”고 했다 “과거 응급실 문제는 지금 수준이 아니었다”는 박 의원 지적에는 “어려운 결정을 안 했던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면서 “지금 누가 누구를 손가락질하고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4선)은 “국민들의 분노가 윤석열을 끌어내릴 상황이 됐다”며 “2년 반이 너무 짧다. 우리가 2년 반을 확 앞당겨서”라며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야당의 공세에 맞서 국민의힘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적극 부각하고 나섰다. 이 대표 등이 최근 ‘계엄령’ 주장을 꺼내든 것이 “이 대표 수사를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적 의도”라는 취지다. 이 대표는 다음 달 주요 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의혹 등 주요 재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4선)은 야당의 국무위원 탄핵소추안 강행을 두고도 “민주당은 대통령을 탄핵해 조기 대선을 치르고 싶어 한다”며 “조기 대선에서 승리하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털어버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전형적인 정경유착이자 매관매직”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는 몰염치한 캥거루다.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의 캥거루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수수 의혹에 연루된 현역 의원들이 검찰 소환 요구에 불응하는 것에 대해 “체포영장 청구 필요성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현역 의원이 아니라 일반 국민이 출석 요구에 지속적으로 불응했다면 체포영장이 발부됐을 가능성이 높지 않냐’는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 野 “국정 전반에 김건희” 총리 “동의 못 해”
김대중 정부 시절 각각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제수석비서관으로 호흡을 맞췄던 박 의원과 한 총리도 이날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박 의원이 “국정 전반에 김 여사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며 “대통령께서 여사만 싸고 돌고 있기 때문 아니겠냐”고 따져 묻자 한 총리는 “누구보다 의원님을 옆에서 잘 모시고 같이 일한 전직 (수석)으로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재차 “(한 총리께서) 경제수석 때 스크린쿼터를 얼마나 소신 있게 반대를 했나, 왜 지금은 말씀을 못 하냐”라면서 “(그때는) 좋은 한덕수였는데 지금은 나쁜 한덕수”라고 했다. 대통령실 국정 운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박 의원 지적에 한 총리는 “박 의원을 따라갈 사람이 (지금 대통령실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고, 박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나를 (참모로) 써라”라고 했다. 이에 한 총리가 “적극 건의하겠다”고 화답하자 의석에선 웃음이 터졌다.
서영교 의원도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문제 삼으며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현실성이 전혀 없고 근거도 제시 못 하는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는 자제하라”고 반박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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