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눈뜬 한국경영… 삼성전자-현대차-유한양행 등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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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외형 측면에서 세계 시장 '톱티어'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고유의 헤리티지(유산)를 확보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과 현대차 등 광복 이후 성장한 기업들이 헤리티지를 갖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해 왔고,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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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혁신-현대차 도전 호평
유한양행은 창업자 스토리 부각
LG전자-HD현대도 헤리티지 경영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외형 측면에서 세계 시장 ‘톱티어’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고유의 헤리티지(유산)를 확보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혁신’과 ‘변화’의 가치 추구가 기업 헤리티지로 각인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설문에 답한 한 그룹 임원은 “꾸준한 기술 향상과 제품 혁신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만들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1983년 64KD램 개발로부터 시작한 반도체 신화, 1990년대 애니콜로부터 현재의 갤럭시로 이어진 스마트폰 등 ‘삼성’만의 오리지널리티를 활용하고 있다. 설문에 응한 한 교수는 “삼성은 3대째 일류, 1등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며 “첨단 기술과 혁신을 지향하는 기업가정신과 기업문화를 유지하는 것도 세계적 기업에 오른 원동력 중 하나”라고 답했다.
현대차그룹은 창업주부터 내려오는 도전의 서사를 기업 이미지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품과 기술에서 이 뿌리를 찾으려는 노력이 보인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현대차는 헤리티지 전담팀을 꾸려 차량별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전기차는 1975년 출시한 포니 디자인을 모방했다. 현대차 신형 ‘그랜저’는 1세대 ‘각그랜저’의 디자인을 녹여내 지난해 국내 자동차 모델 중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정주영 선대회장의 창업 스토리가 계승되는 점도 우수 헤리티지 기업으로 뽑힌 이유로 분석된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주영 선대회장이 백사장에 현대조선 독(dock)을 만든 뒤 ‘되게 하라’며 밀어붙인 정신이 일종의 헤리티지”라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2000년대 미국 시장에서 과감한 품질보증 전략을 쓴 것 역시 이런 정서적 유산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스토리가 헤리티지에 반영된 점을 평가받았다. 설문에 답한 한 그룹 임원은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꾸준히 헤리티지를 지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 ‘백색가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LG전자, ‘도전정신’으로 대표되는 정주영 선대회장의 기업가정신을 이어받은 HD현대도 헤리티지 경영을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과 현대차 등 광복 이후 성장한 기업들이 헤리티지를 갖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해 왔고,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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