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전기 탓에 한전 부채 눈덩이…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와

강다은 기자 2024. 9. 10.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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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보다 낮게 팔게 되며 적자
전문가 “적정 부채 수준 정해야”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관리인이 전기 계량기를 살펴보는 모습. /뉴스1

해외보다 값싼 전기 요금을 유지하면서 올해 상반기 말 한국전력의 부채 규모는 203조원에 달한다. 하루 이자비용만 123억원이다. 이는 결국 세금과 같은 형태로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9일 한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한전의 부채 규모는 203조원에 이른다. 불과 2년 반 전인 2021년 말(146조원)과 비교하면 40%가량 급증했다. 이 같은 적자는 2021년 판매 가격이 원가에 못 미치는 역(逆)마진 구조가 생기며 시작됐다. 부채에 대해 하루에 내는 이자 비용만 123억원에 달한다. 운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회사채 규모도 급증했다. 2020년 4조원 수준이던 연간 회사채 발행 규모는 2021년엔 12조원, 2022년엔 37조원까지 늘었다.

전기 요금을 현실화하겠다고 밝힌 윤석열 정부 들어 네 차례 전기 요금을 인상하긴 했지만, 적자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마저도 작년 5월을 끝으로 가정용 전기 요금 인상이 1년 3개월 동안 없었다.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대로 부실이 쌓이면, 향후 정부 출자가 불가피해지면서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특히 AI(인공지능) 확산에 따라 송·변전 시설 투자에 해마다 수조 원을 투자해야 하는 한전 입장에서 빚을 내서 이자를 갚는 현실은 향후 국내 산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적정 부채 수준을 정하고 원금 상환을 빠르게 시작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빠른 시일 내에 전기 요금을 현실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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