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 “금투세 유예” 목소리 커져

김태준 기자 2024. 9. 10.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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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전용기·이연희 등 주장
李도 유예 쪽으로 입장 기운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에서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선 애초 진성준 정책위의장을 필두로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민주당 안에서 법 시행을 유예하자는 의원들이 하나둘 느는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9일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금투세는 주식시장을 선진화한 다음 시행해도 늦지 않는다”며 “무리하게 시행하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1400만 국민 다수가 투자 손실 우려 등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 금투세 유예 의견이 공개적으로 개진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공개적인 금투세 유예 주장도 늘고 있다. 전용기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경제 상황이 더 안정된 시점까지 금투세 도입을 유예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같은 날 이연희 의원도 페이스북에 “자본 시장 선진화가 먼저다”라며 “(금투세 시행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간 “금투세 폐지는 부자 감세”란 주장을 폈던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진성준 정책위원장이 공언해온 ‘내년 시행’으로 받아들여졌다. 진 의장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정권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거액 자산가들에게 혜택을 몰아주어 저들의 기득권 카르텔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증시 급락으로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투세 시행에 대한 불만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류가 변하는 분위기다. 진성준 의장이 최근 “주식 투자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그의 소셜미디어에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내용의 항의 글이 빗발쳤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의 관심은 이재명 대표 의중에 쏠리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 의중은 유예에 무게가 실려 있다”며 “진성준 의장 입장이 민주당의 공식 의견은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할 경우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투세=이재명세’란 인식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도 당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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