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영상 찍어 업소 홍보… ‘검은 부엉이’ 구속

30대 男, 5년간 후기 올려 돈 벌어

성관계 영상을 촬영해 후기와 함께 성매매 홍보 사이트에 올린 '검은 부엉이'가 촬영에 사용한 각종 장비. /경기남부경찰청

성매매 업소에서 성매매 여성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촬영한 뒤 온라인에 올리는 방식으로 성매매 업소를 홍보해온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성매매 알선 등 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온라인에서 ‘검은 부엉이’라는 별명으로 활동해온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부터 올 8월까지 5년간 수도권의 성매매 업소 수백 곳에서 성관계를 한 뒤 그 장면을 촬영해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 올리는 대가로 업주로부터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 해당 업소를 다녀온 후기와 촬영 영상을 편집한 ‘움짤(움직이는 이미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과 상대 여성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업주들은 인플루언서에게 제품의 리뷰를 부탁하듯 A씨에게 한 건당 10만~40만원을 건네고 자기 업소 여성과 성매매한 후기를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매 여성들은 이 같은 내용을 미리 전달받고 촬영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백과사전 '나무위키'에 등재돼 있던 '검은 부엉이' 관련 내용. 현재는 삭제된 상태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성매매 업계에서 업주의 의뢰를 받고 전문적인 후기를 올리는 사람을 ‘작가’라고 부르는데 ‘검은 부엉이’는 온라인 정보 사이트인 ‘나무위키’에 오를 정도로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A씨는 수천만원 상당의 렌즈와 전문가용 카메라 27대, 조명 등을 활용해 자신의 성매매 영상을 촬영했다. 그는 대학원에서 카메라 관련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렌즈 개발업체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은 부엉이'가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 올린 영상과 후기. /경기남부경찰청

경찰은 올해 초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검은 부엉이’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나서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이 A씨로부터 압수한 성매매 영상은 1919개, 5TB(테라바이트) 분량이었다. 일부 영상이 지인이나 다른 ‘작가’들에게 유포된 정황도 포착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범행했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성매매 업주 5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성매매 여성의 프로필을 제작·편집한 광고 대행업자, 성매매 여성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