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89] 다이어트 실패, 좌절하지 말자
비만 관리와 스트레스 관리는 공통점이 많다. 우선 어렵다. 여러 설루션이 존재하지만 결정타가 없다. 사실 스트레스 반응과 에너지 비축은 강력한 생존 기능인데, 과잉 반응과 비축이 오히려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도 슬픈 공통점이다.
성인 10명 중 4명이 비만이다. 비만은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그리고 당뇨의 발생 위험도를 크게 증가시킨다. 그래서 누구나 비만 탈출을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덜 먹고 더 움직였는데도 체중 감량이 잘되지 않아 속상하다는 사람이 많다. 체중 감량이 쉽지 않다 보니 그 스트레스가 심리적 허기와 과식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 전 세계 비만 전문가가 모여 상반된 비만 모델에 대해 논의한 내용을 접했다. 대표적인 것은 고칼로리 음식이 뇌를 자극해 ‘뇌의 음식 조절 능력’이 떨어져 과식하게 되고 결국 과잉 에너지가 지방으로 몸에 축적된다는 ‘에너지 밸런스 모델(Energy balance model)’이다. 비만의 상당수는 음식 중독이기에 음식 중독을 진단 체계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있다.
과식으로 축적된 지방세포는 각자의 생존을 위해 더 과식을 부추기고, 체중 증가는 신체 활동 욕구도 저하시키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그래서 이 모델의 해결 전략은 칼로리 제한과 신체 활동 증진이다. 그런데 덜 먹고 더 움직이는데도 복부 지방이 비웃듯이 끄떡없이 버티는 경험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비만 모델이 탄수화물-인슐린 모델(Carbohydrate-Insulin model)이다. 이 모델은 같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고혈당 지수 탄수화물의 비율이 높으면 ‘영양 분배에 이상’이 생겨 지방 축적을 과잉으로 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혈액 내에서 당장 사용할 에너지가 줄어들고 뇌는 정상적으로 생존을 위해 식욕을 증가시킨다. 운동은 혈액 내 에너지를 더 감소시키니 뇌와 몸은 대사량을 더 감소시키고 지방 축적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이 모델에선 칼로리 제한보다 저탄수화물 식단이 설루션이다.
결론적으로 비만 관리에 있어 과도한 칼로리 제한이 모든 사람에게 최선책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융통성을 가지고 여러 시도를 통해 나만의 최선책을 찾는 여유가 필요하다. 한 가지 설을 맹신해 실패했다고 너무 좌절할 이유는 없다. ‘햄버거를 먹고 싶은데 몸에 나쁘다는 생각에 10년째 먹고픈 생각을 참느라 괴롭다’는 분의 고민을 들었다. 제발 한 달에 한 번은 드시라고 숙제를 드렸다. 이런 강박에 기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는 심리적 허기를 증가시고 삶의 만족도도 떨어뜨린다. 필자는 가볍게 한 달 정도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시도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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