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랑인시설 4곳 인권유린, 진실규명으로 37년 恨 풀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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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뿐 아니라 다른 부랑인 수용시설 4곳에서도 납치·감금·강제노역 등 인권침해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정화'라는 이름으로 도심에서 구걸자 등 부랑인을 없애려고 하는 정부와 수용자가 많을수록 수익이 커지는 시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형제복지원을 비롯한 다른 집단수용시설 피해를 포괄하는 특별법을 제정해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구제를 신청하지 않더라도 적절히 보상하고 재활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라는 권고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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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가 공개한 인권침해 실태는 끔찍하기만 하다. 수용자들은 부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정확한 진단 없이 정신과 질환이 있는 것처럼 분류됐다. ‘빨간약’으로 불리는 약물을 투여해 통제를 쉽게 하기 위해서다. 수용자들은 휴일 없이 매일 16시간 무급노동을 하거나 도시재건 사업을 위한 새서울건설단에 동원돼 강제노역을 했다. 독방에 감금되거나 구타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고, 사망자 시신을 해부실습용으로 보내기도 했다. ‘한국판 아우슈비츠’로까지 불리는 형제복지원에서와 다를 바 없는 야만적 인권유린이다.
이런 후진적 만행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수용시설의 납치·감금 등은 1975년 내무부훈령 제410호, 1981년 구걸행위자보호대책, 1987년 보건사회부훈령 제523호 등을 근거로 자행된 행위들이다. ‘사회정화’라는 이름으로 도심에서 구걸자 등 부랑인을 없애려고 하는 정부와 수용자가 많을수록 수익이 커지는 시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경찰과 공무원 합동 단속반이 부랑인들을 불법 연행해 민간 법인이 위탁 운영하는 수용시설에 강제 입소시킨 사례도 수두룩하다. 수용자가 다른 시설로 인원 충원 등 목적으로 강제 전원되는 ‘회전문 입소’까지 있었다. 국가가 반인간적·반윤리적 사업을 방조·묵인한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인권유린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이뤄진 일이라고 해서 책임이 가벼워지지 않는다. 국가는 부끄러운 역사를 회피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진실화해위 권고를 조속히 받아들여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 형제복지원을 비롯한 다른 집단수용시설 피해를 포괄하는 특별법을 제정해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구제를 신청하지 않더라도 적절히 보상하고 재활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라는 권고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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