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미칼럼] 누가 ‘계엄’을 꿈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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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에 번쩍거리는 안대를 하고 눈을 지그시 감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떠올랐다.
충암고 출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군방첩사령관 등이 참석한 모임에서 계엄 문제가 논의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요컨대 민주당 목표는 권력 핵심의 인신 구속을 겨냥한 특검·탄핵이며, 윤 대통령이 계엄령 카드로 맞설 수 있으니 선제적으로 무력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민주당 인사들 머릿속의 '계엄'은 특검·탄핵 국면을 앞둔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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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탄핵 겨냥한 사전 정지작업
정치 목적 위해 국민 불안감 조성
민생·의료대란 위기는 안 보이나
한쪽 눈에 번쩍거리는 안대를 하고 눈을 지그시 감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떠올랐다. 2000년대 드라마 ‘태조 왕건’에 나왔던 궁예(김영철 분)말이다. 마음을 읽는 능력 ‘관심법’(觀心法)이 있다는 그는 걸핏하면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아니 숨기면 죽는다”고 상대를 윽박질렀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윤석열정권이 계엄을 선포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한테 ‘관심법’이 생겼는지 “당신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지 다 알고 있으니 이실직고하라”는 식이다.
김용현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지금 대한민국 상황에서 과연 계엄을 한다고 하면 우리 군에서 따르겠나. 저는 확실히 안 따를 것 같다”고 했다. 다른 군 고위 인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아무리 정치적 레토릭이라고 해도 대한민국 군대를 희화화하는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실과 정부 공식 부인에도 민주당이 바통 터치하듯 계엄설을 퍼뜨리는 핵심 근거는 이거다. “윤석열정권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집단이다.”
실제 김민석, 김병주 최고위원은 좌파 진영 ‘스피커’ 역할을 하는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각각 출연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세력이니 미리 막아야 한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 등이)절대 감옥 안 가겠다. 이게 핵심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시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최악의 상황, 예를 들어 계엄 같은 걸 포함해서 미리 경고하고 대비하고 무산시키는 것이 핵심적인 저희들의 과제다.”(김민석)
요컨대 민주당 목표는 권력 핵심의 인신 구속을 겨냥한 특검·탄핵이며, 윤 대통령이 계엄령 카드로 맞설 수 있으니 선제적으로 무력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민주당 인사들 머릿속의 ‘계엄’은 특검·탄핵 국면을 앞둔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인 셈이다. 투표를 통한 정권교체로 절차적 민주주의가 자리 잡았고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며, 전 세계 많은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K컬처 보유국의 거대 제1야당 목표와 핵심 과제가 그렇다면 섬뜩한 일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박한데도 탄핵 찬성 여론이 40∼50%대 머무는 건 박근혜 학습효과라고 생각한다. 법에 따라 대통령이 구속되고 정권이 바뀌었지만 국민들 삶은 달라진 게 없다. 대통령실 권한은 오히려 더 세졌고 국회의원 기득권은 그대로다. 국민 절반이 정치 성향 다른 사람과는 밥도 먹기 싫다고 할 정도로 내부 갈등·분열은 더 깊어졌다. 지난해 1000만 영화 ‘서울의 봄’을 본 젊은 세대는 “어떻게 문명 국가에 저런 일이 가능하냐”며 코웃음을 쳤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계엄령 운운하며 국민을 불안케 하는 게 지금 수권정당을 자임하는 제1야당의 민낯이다.
추석이 코앞이다. 거리 곳곳에 ‘임대 문의’를 붙인 빈 상가들이 눈에 띄고 만나는 사람마다 “경기가 안 좋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며 한숨이다. 여기에 의료대란마저 수습될 기미가 없어 “절대 아프면 안 된다”가 인사말이 됐다. 이런 것들만으로 국민들은 충분히 불안하다.
황정미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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