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적 깨달음[임용한의 전쟁사]〈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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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과학화 전투 훈련단에서는 레이저를 이용한 마일즈 장비로 모의 전투 훈련을 시행한다.
이 훈련 장비로 민간동호회를 대상으로 하는 경연대회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군대도 가보지 않은, 처음 참가했다는 중학생이 예비역 어른보다 더 의연하고 침착하게 전투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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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과학화 전투 훈련단에서는 레이저를 이용한 마일즈 장비로 모의 전투 훈련을 시행한다. 이 훈련 장비로 민간동호회를 대상으로 하는 경연대회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이 행사에 초청받아 참가하는 기회를 얻었다.
와서 두 번 놀랐다. 젊은 예비역이나 특수부대 출신들이 주축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배 나온 아저씨들도 많고, 학생들도 있었다. 군대도 가보지 않은, 처음 참가했다는 중학생이 예비역 어른보다 더 의연하고 침착하게 전투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다.
아무리 게임이라도 실총을 들고 공포탄을 쏘며 싸우는 전투라 참가자들이 항의하거나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현역 군인들도 이보다 더 통제를 잘 따르고 화기애애할 것 같지 않다고 느낄 정도로 그런 문제는 없었다.
필자가 여기에 참가한 이유는 책으로는 다 알 수 없는 실전 분위기와 교훈을 느껴보고 싶어서였다. 이틀간 탄약 냄새를 맡으며 전장을 달려보고, 두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첫째는 내가 알던 사실들의 확인이다. 역사학자들이 제일 많이 받는 빈정거림이 “당신 그 시대를 살아보기나 했어?” “전쟁터에 가 봤어?” “그거 직접 해 봤어?”라는 말이다. 이런 공격에 대해서 참 할 말이 많지만, 책에서 배우는 지식이라고 다 현실과 동떨어진 허상이 아니다. 이번에 그런 일체감을 수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전장의 분위기와 병사의 심리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이다. 새로운 깨달음이란 꼭 모르던 사실을 아는 것이 아니다. ‘아무개는 거인이다’라는 추상적 정의를 키가 2m에 체중이 140kg이라는 실체적 모습으로 발견하는 것이다.
진정한 지식은 실체적 지식이어야 한다. 추상성, 막연함으로 포장된 지식이 지금 우리 사회가 이분법과 극단적 비난, 선동, 내로남불이란 몰염치로 고통받는 이유이다.
임용한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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