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推敲(퇴고)(밀 퇴, 두드릴 고)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2024. 9. 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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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래: 당나라 때 위현(韋絢)이 지은 유공가화(劉公嘉話)에서 유래한 성어다.

가도(賈島)가 처음 과거를 보러 가던 길에 하루는 나귀 등에서 '새는 못가에 있는 나무에 깃들이고(鳥宿池邊樹) 스님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린다(僧敲月下門)'라는 시구가 떠올랐다.

가도가 시구에 대한 얘기를 하자 한유는 말을 세워놓고 한참 동안 생각하다 '敲'자가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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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래: 당나라 때 위현(韋絢)이 지은 유공가화(劉公嘉話)에서 유래한 성어다. 가도(賈島)가 처음 과거를 보러 가던 길에 하루는 나귀 등에서 ‘새는 못가에 있는 나무에 깃들이고(鳥宿池邊樹) 스님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린다(僧敲月下門)’라는 시구가 떠올랐다. 처음에는 ‘推’(밀 퇴)자를 썼다가 ‘敲’(두드릴 고)가 나은가 싶어 허공에다 두 글자를 번갈아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나귀 위에서 이런 가도의 모습을 보고 사람마다 이상하게 생각했다. 때마침 높은 자리에 있던 한유(韓愈)의 행차를 만났는데, 가도는 시구에 몰두하다 행차 대열 안에 들어가 한유 앞에 끌려가게 됐다. 가도가 시구에 대한 얘기를 하자 한유는 말을 세워놓고 한참 동안 생각하다 ‘敲’자가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고삐를 나란히 하고 돌아가 함께 시를 논하면서 여러 날 함께 머물고 친구가 됐다고 한다.

● 생각거리: 가도의 ‘무가 스님을 보내며(送無可上人)’라는 시에 “홀로 걷는데 못 아래 그림자 비치니, 나무 그늘에서 숨을 고르네(獨行潭底影 數息樹邊身)”라는 부분이 있다. 그는 이 두 구절을 고심 끝에 3년 만에 완성한 뒤 감격한 나머지 아래 다음과 같은 절구(絶句) 한 수를 풀이 형식으로 써 놓았다. “이 두 구절을 3년 만에 얻고 나서, 읊어 보니 두 줄기 눈물이 절로 흐르네. 날 알아주는 친구가 음미해 주지 않는다면, 고향의 가을로 돌아가 한가롭게 지내리(二句三年得 一吟雙淚流 知音如不賞 歸臥故山秋).” 이를 통해 가도가 시를 짓는 데 얼마나 고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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