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김건희 특검법’ 가속페달

법사위 법안소위 의결
공천개입 의혹도 수사대상 포함
추석연휴 전 본회의 처리 속도전
대정부질문서도 “서열 1위” 공세
여 “추석밥상 여론전” 의결 불참
‘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도 처리

9일 오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소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에서 김건희 여사의 총선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대상에 추가한 ‘김건희 특검법’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 등으로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추석 연휴 전 특검법 처리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이날 민주당이 주도한 김건희 특검법안의 법안소위 의결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취재진에 “추석 밥상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올리기 위한 정치적 술수로 판단해” 의결에 불참했다고 밝혔다. 소위 위원장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특검법안 의결 뒤 “특검 수사 대상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사건, 인사개입과 공천개입 의혹 등 여덟 가지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김 여사 문제를 이슈화하는 데 주력했다. 박지원 의원이 “국민은 ‘김건희 대통령’ ‘윤석열 영부남’ 하면서 권력 서열 1위가 김 여사라고 말한다”며 포문을 열고, 서영교 의원이 김 여사의 총선 공천개입 의혹을 언급하며 “대통령의 관권 선거에 대통령 부인이 사적으로 낀 국정농단”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아직 구체적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 전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마칠 기세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 지도부, 원내지도부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하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오는 12일에는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 결과도 나온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검찰 수심위까지 불기소를 권고해 (특검론에 명분이 실렸다고 보고) 본회의 상정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대법원장 추천 특검 후보에 대해 야당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 ‘채 상병 특검법안’도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단독 의결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