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전남도, 공항 이전 논의 갑론을박
강기정 광주시장이 9일 광주 민·군 공항 이전 논의 시한을 연말까지로 못 박고, 전남도와 무안군 등 지자체와 정치권의 그동안 대응을 비판했다.
이에 전남도 측은 가 강 시장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하는 동시에 광주시 공항 이전에 대한 의지에 의문을 표하는 등 공항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 시장은 이날 광주 광산구청에서 열린 민·군 공항 통합 이전 주민설명회에서 “공항 문제가 정치인들이 선거할 때만 되면 국회의원이든, 구청장이든, 시장이든 틈만 나면 했던 이야기인데 너무 피곤해서 안 되겠다”고 말했다.
강기정 시장은 “연말까지 되면 되는대로, 안되면 안되는 대로 끝내겠다 했고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전남지사, 무안군수, 국회의원들에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새만금 등 다른 지역 신공항 건설 추진, KTX와 연결된 관문으로서 무안 공항 활성화의 당위성 등을 시급한 추진 근거로 내세웠다.
강 시장은 “180석을 가진 민주당이 입장이 없다. 김산 무안군수는 만나 달라해도 만나주지를 않는다”며 “(광주공항이 있는 광산구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박균택 의원하고 양부남 광주시당 위원장에게 당론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광주와 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무안군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전남도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강기정 시장은 “전남과도 이야기해보면 뜨뜻미지근하다.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작년 12월에 광주 민·군 공항을 무안으로 통합 이전하기로 합의해놓고, 함흥차사다”라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강 시장은 “연말까지 죽기 살기로 할 것이고 국회도 발동을 걸었으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결론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시민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자 군 공항 영향을 받는 광산구와 서구에서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강기정 시장 주장을 반박했다. 전남도는 “무안국제공항으로 공항을 이전하는 문제는 무안 군민들이 과거에는 반대 일색이었으나, 올해부터는 어느 정도 찬성 분위기가 만들어진 상황”이라며 “이는 전남도가 지난 5월 무안국제공항으로 광주민간·군공항 동시 이전 대도민 담화문을 발표한 이후, 도민 홍보와 설득 등으로 줄기차게 노력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강 시장이 ‘뜨뜻미지근하다’ ‘함흥차사’ 등 용어를 써가며 전남도를 비판한 것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해부터 무안군민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광주 민간·군공항 무안 이전과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전남도청 주변의 평가다.
전남도는 또 “도대체 광주시의 조치와 발표 내용을 보면,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고 무안 군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겠는가”라고 광주시의 공항 이전 의지와 태도에 의문을 표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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