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돌아온 '룬어', 디아4 확장팩 성공 이끌까?

김영찬 기자 2024. 9. 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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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2와 완전히 달라진 룬어 시스템...기원 룬 밸런스 조정 급선무

드디어 디아블로4에 '룬어'가 등장했다. 디아블로2 시절 많은 유저에게 파밍 동기와 빌드 연구의 재미를 줬던 콘텐츠가 24년 만에 돌아왔다. 

한국 시간으로 7일 오전 2시 블리자드는 디아블로4 PTR 서버에 룬어를 업데이트했다. 신규 확장팩 '증오의 그릇'과 시즌6 출시를 앞두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기 위함이다.  

예전 디아블로2를 즐겼던 팬이라면 아마도 룬워드라는 명칭이 익숙할 것이다. 레거시 시절 룬워드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으나 2021년 리마스터판 '레저렉션'이 출시되면서 정식 명칭이 룬어로 변경됐다. 

디아블로4의 룬어는 전작과 완전히 다른 형태다. 의식과 기원, 두 룬을 유기적으로 활용해 빌드에 도움을 주는 효과를 얻는 방식이다. 

직접 사용해 본 결과 기본적인 방향성은 만족스럽다. 꼭 1티어 빌드가 아니라도 원하는 스킬과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유기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효과도 다양해 색다른 빌드가 연구될 여지를 남긴다.

물론 완벽하다는 뜻은 아니다. 핵심 효과를 지닌 기원 룬 간의 밸런스, 의식 룬의 리턴 및 리스크 조절 등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 이해하면 쉬운 '룬어'

- 디아블로2 시절 룬워드와는 완전히 다르다[출처: 딩군 유튜브]

디아블로4의 룬어는 디아블로2의 룬워드와는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을 지녔다. 디아블로2의 경우 원하는 아이템에 따라 정해진 룬을 소켓에 박는 방식이라면, 디아블로4는 의식 룬과 기원 룬을 연결시켜 빌드에 유리한 조건과 결과를 얻는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기원 룬은 고유 자원인 공물을 소모해 효과를 발동하는 아이템이다. 반대로 의식 룬은 특정 행동을 취해 일정량의 공물을 얻는 아이템이다. 즉, 의식 룬으로 공물을 얻고 기원 룬으로 공물을 소모해 효과를 발동한다.

예시로 전설 등급 기원 룬인 '벡스'는 공물을 소모해 8초 동안 모든 기술 등급이 8 증가한다. 벡스 룬의 효과를 받으려면 공물 400이 필요하며, 효과 발동 후 8초 이내에 공물 400을 다시 채워야 기술 등급 증가 효과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의식 룬을 써야 한다.

- 의식, 기원 룬을 소켓에 박으면 관련 조건과 효과가 표시된다

의식 룬 선택 방법은 직업, 빌드마다 다르다. 가령 드루이드의 칼날 발톱, 야만용사의 돌진처럼 주력 기술이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 빌드라면 5미터 이동 시 공물 50을 얻는 '퀸' 룬이 적합하다.

반대로 드루이드의 번개 폭풍, 원소술사의 소각처럼 움직이지 않고 스킬을 사용해야 하는 빌드는 0.3초 동안 걷거나 피하기를 사용하지 않을 시 공물 25를 얻는 '리트' 룬이 제격이다.

이처럼 룬어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자신의 빌드와 플레이 스타일, 룬 종류 등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 PTR 서버 1티어 기원 룬은?

- 조건 충족 시 드루이드의 석화를 시전하는 욤 룬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기원 룬은 '욤'과 '옴'이다. 욤 룬은 공물 500을 소모해 '석화'를 시전한다. 석화는 드루이드의 궁극기다. 주위 모든 적들을 4초 동안 기절 시키고 석화의 영향을 받은 적에게 주는 극대화 피해가 30% 증가한다. 

PTR 서버 기준 정복자 보드의 희귀 노드, 기백 문양, 정수 문양 등으로 극대화 피해 옵션을 챙기기 수월해졌기 때문에 이와 궁합이 좋은 욤 룬이 각광받고 있다.

옴 룬은 공물 500을 소모해 야만용사의 '전장의 함성'을 시전하는 효과를 지녔다. 전장의 함성은 6초 동안 자신이 주는 피해가 15% 증가한다. 효과 설명에는 없으나 광폭화 버프도 함께 부여된다. 광폭화는 주는 피해가 25%와 이동 속도 15% 증가한다.

전장의 함성과 광폭화의 피해 증가를 대략적으로 계산하면 옴 룬 발동 시 1.3배의 대미지 증가 효과를 누린다.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기술 등급 증가 등의 효과를 지닌 룬들과 비교하면 직접적으로 대미지를 올려줘서 범용성이 높다.

뼈 영혼 빌드를 사용하는 강령술사는 '콱스' 룬도 눈여겨볼 만하다. 콱스 룬은 다음 비기본 기술이 주 자원을 모두 소모해 100% 증가한 피해를 준다. 뼈 영혼은 보유한 모든 정수를 소모하고 소모한 정수만큼 대미지가 증가하는 기술이니 콱스 룬과 찰떡궁합이다.

 

■ 룬어, 이대로 괜찮을까?

- 욤 룬과 옴 룬의 밸류가 가장 높다

룬어 밸런스 조절 및 효과 개선이 급선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욤 룬, 옴 룬 등 특정 기원 룬의 밸류가 다른 룬들에 비해 굉장히 높다. 의식 룬도 마찬가지다. 직업, 빌드마다 효율적으로 공물을 얻을 수 있는 룬이 있는 반면, "도대체 누가 쓰라고 만든 거야"라는 의문이 드는 룬도 있다.

'페오' 룬을 예시로 들어보자. 페오 룬은 군중 제어 상태 또는 부상 상태가 될 때 공물 1000을 얻는다. 효과만 보면 리스크와 리턴이 적절하다고 볼 수도 있다. 문제는 리스크가 디아블로4의 방향성과 맞느냐다.

주요 콘텐츠인 공명의 나락은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대미지와 생존력이 중요하다. 대미지가 부족하면 제한 시간 내에 몬스터를 잡을 수 없고, 생존력이 낮으면 공격에 스치기만 해도 사망한다. 의도적으로 군중 제어, 부상 상태가 되는 것은 생존력을 낮춘다는 의미다.

- 페오 룬은 활용처가 마땅치 않다

수동적인 측면도 문제다. 공격, 회피 등 플레이어가 특정 행동을 취하고 공물을 얻는 룬과 달리 몬스터에게 피격돼야만 군중 제어 상태, 부상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원하는 타이밍에 효과를 발동할 수 없다.

구체적인 효과 설명도 필요하다. 톤, 오노, 쿠에 룬은 각각 운석 소환, 춤추는 번개 줄기 소환, 혼령 늑대 소환 효과를 지녔다. 그러나 운석이 몇의 대미지를 주는지, 소환된 객체가 캐릭터의 무슨 스탯에 영향을 받는지 등 구체적인 설명이 전혀 없다. 플레이어가 일일이 실험해야 한다.

룬어 외에도 선조 아이템 드롭률, 방어도 등 개선해야 할 콘텐츠가 많다. 피드백을 받기 위한 테스트 서버인 만큼 신규 확장팩과 시즌6 출시 전까지 개선한다면 평가 반등이 이뤄질 수 있다.

as765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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