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더 팔린다?"...해외서 조명하는 한국 출산율

세계 최저 수준 출산율의 한국에서 유모차보다 반려견을 태우는 이른바 '개모차'가 더 많이 팔리는 상황이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서울발 기사에서 최근 한국에서 출산율은 낮아지고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용 유모차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를 추월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에서 "아기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지난해 등록된 반려견 수는 2018년의 두배 이상으로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G마켓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처음으로 반려견용 유모차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를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에도 같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반려동물용품 쇼핑몰 펫프렌즈에서는 개 유모차 판매량이 2019년의 4배로 늘어나기도 했다. 100만원을 호가하는 개모차도 선보였다.

고급 개 유모차 브랜드 에이버기의 프리미엄 모델 가격은 대당 1100달러(약 150만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아용 유모차 판매를 중단하고 개 유모차만 판매하고 있다.

WSJ은 미국 등 여러 선진국에서도 많은 이들이 반려견을 위해 생일파티를 열고 개집을 호화롭게 꾸미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개모차를 끌고 가는 모습이 일상적 풍경이 됐지만 0.72명에 불과한 출산율과 연계한 논쟁이 빚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결혼·출산·육아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마포에 사는 H씨(25)는 "아파트 놀이터에 나가보면 확실히 아기들보다 강아지가 더 많다.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도 반려견을 애지중지하며 키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문화는 더이상 특정 세대의 트렌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