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햇볕데임 확산…속타는 단감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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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라 방제해서 '탄저병' 막아놨더니 올해는 '햇볕데임(일소) 피해'가 애를 태웁니다."
지난해 탄저병 습격에 과원이 초토화하는 피해를 봤던 경남 진주시 문산읍 일대 단감농가들이 올해는 심각한 햇볕데임 피해로 속을 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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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병 예방에 힘썼는데 허탈
농작물재해보험 현실화해야
“죽어라 방제해서 ‘탄저병’ 막아놨더니 올해는 ‘햇볕데임(일소) 피해’가 애를 태웁니다.”
지난해 탄저병 습격에 과원이 초토화하는 피해를 봤던 경남 진주시 문산읍 일대 단감농가들이 올해는 심각한 햇볕데임 피해로 속을 끓이고 있다.
햇볕데임 피해는 여름철 뜨거운 햇빛을 오래 받아 과실이나 줄기가 화상을 입는 것을 말한다. 과실 한쪽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벌겋게 달아오르고 심하면 동전만 한 반점이 생긴 뒤 터져버리기도 한다.
최근 찾은 문산읍 김겸천씨(62)의 4만2975㎡(1만3000평) 규모 단감 과원에서는 벌겋게 변한 햇볕데임 피해과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만생종인 ‘부유’ 단감은 지금이 비대기로, 과실은 완연한 초록빛을 띠는 게 정상이다.
김씨는 “지난해 재앙에 가까운 탄저병으로 얼마나 혼이 났는지, 올해는 방제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평소보다 인력·비용을 두배 가까이 투입해 탄저병 예방에 전력을 다했는데, 햇볕데임 피해가 생겨버리니 정말 힘이 안 난다”고 토로했다.
진주문산농협(조합장 조규석)과 지역농민들에 따르면 최근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대부분 농가가 평년보다 훨씬 심한 햇볕데임 피해를 봤다. 조규석 조합장은 “농가별로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만 많은 곳은 달려 있는 전체 과실의 20∼30%가 햇볕데임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했다”며 “7∼8월 내내 이어진 역대 최장 폭염이 햇볕데임 피해를 유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근의 또 다른 농가 역시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면서 햇볕데임 피해 특약에는 들지 않은 사례도 많아 더욱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8월 진주지역의 평균 최고 기온은 34℃에 달했다. 2022년 30.3℃, 2023년 32.2℃와 견줘 훨씬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당분간 30℃를 웃도는 더위가 지속될 것이란 예보가 나오면서 햇볕데임 피해는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남지역 다른 단감 주산지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창원·사천 등지 지역농협에 따르면 햇볕데임 피해를 호소하는 농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현장에선 농작물재해보험 규정을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장에서 만난 한 농가는 “농민으로선 그래도 기댈 구석이 농작물재해보험인데, 자기부담률을 고려하면 10% 가까운 피해를 봐도 보상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천시 정동면에서 3만8100㎡(1만1525평) 규모로 단감을 재배하는 농민 최세현씨는 “올해 햇볕데임 피해로 수확량 감소 등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피해 규모에 비해 보상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5일 사천의 단감농가를 찾아 햇볕데임 피해 현황을 점검하고 농가 의견을 청취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이상기상에 따른 농업분야 재해가 매년 반복될 우려가 큰 만큼 현실적인 수준의 피해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농작물재해보험 개선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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