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 잘 했는데도 누런 치아…음식 탓만이 아닐 수도
치아가 누런색으로 착색돼 있을 때면, 남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말하고 웃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자칫 남들에게 깨끗하지 않은 인상을 남길 것만 같은 부담감은 덤이다. 이렇게 착색된 치아를 확실하게 개선하려면 원인부터 알고, 그에 맞는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의 색이 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누렇거나 검게 변한 치아, 음식 아닌 다른 원인도 많아
치아의 색은 크게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선천적인 경우, 치아를 감싸는 표면 부분인 법랑질뿐만이 아니라 그 아래 상아질의 색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치아의 바깥층을 덮고 있는 법랑질은 반투명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 두께와 투과성에 따라 치아의 색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법랑질이 점차 얇아지면서 안쪽의 상아질이 더 쉽게 드러나게 되는데, 이때 상아질 특유의 누런 색상이 눈에 띄면서 치아가 누렇게 변한 것처럼 보이게 된다.
치아의 색이 변하는 또 다른 선천적 원인으로는 약물의 사용이 있다. 치아가 형성되는 시기에 테트라사이클린 계열의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치아가 회색이나 갈색으로 변색될 수 있다. 영구치가 자라는 소아뿐 아니라 뱃속의 태아나 모유를 먹는 영유아도 주의가 필요한데, 직접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더라도 모체의 영향을 받아 치아의 색이 변할 수 있어서다. 따라서 임산부는 가급적 테트라사이클린 계열의 항생제를 피할 것이 권장된다.
후천적 요인의 대표주자는 식습관이다. 커피, 와인, 녹차 등 착색을 유발하는 탄닌 성분이 들어간 음료나 카레 속 강황과 같이 커큐민이 함유된 음식은 치아의 표면에 착색을 유발할 수 있다. 흡연 또한 대표적인 치아 변색 요인 중 하나인데, 담배 연기 속의 니코틴과 타르가 치아에 달라붙으면 치아가 누렇게 착색될 수 있다. 이렇게 식사 후나 흡연을 한 후에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착색이 더욱 심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턱이나 입을 어딘가에 강하게 부딪힌 후에 갑자기 치아의 색이 회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외상으로 인해 치아의 법랑질 형성이 중단되거나, 치아의 신경과 혈관이 손상되어 괴사가 일어나 치아의 색이 변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구강청결제에 포함된 클로르헥시딘 등의 살균 소독 성분을 고농도로 장기간 사용하면 경우 치아 착색을 유발하기도 한다.
미백 치료와 가정용 미백제 사용, 효과는 어떨까?
착색된 치아를 밝게 되돌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미백 치료를 받는 것이다. 치아 표면에 고농도의 미백제를 도포하고 광선을 쬐어 치아 본연의 색을 회복시켜 주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다만 선천적인 요인에 의해 치아가 누렇거나 어두운 편이라면 치아가 충분히 밝아지기 어려워 라미네이트 등의 보철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치아 색이 변한 경우라면 미백 치료가 도움이 된다. 다만 어느 정도 하얘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하이닥 치과 상담의사 이상윤 원장(페이스디자인구강악안면외과치과의원)은 “변색의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미백치료를 하면 현재 자신의 치아 밝기에서 1~2단계 정도 하얘진다고 예상하는 것이 좋다”라며 “사람마다 타고난 치아의 색이 다르기 때문에, 치아의 색이 밝은 사람을 기준으로 삼고 무조건적으로 하얘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가정용 치아미백제를 사용해서 미백 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 치과에서 자신의 치아에 맞는 틀을 만들고, 미백제를 넣어 치아에 수 시간 장착해 두는 방식이다. 다만 전문적인 치료를 받지 않은 상태라면 효과를 보기까지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미백용 젤이나 패치 등 의약외품은 미백 성분인 과산화수소 농도가 3% 이하로 낮은 만큼 안전하게 사용할 수는 있지만, 꾸준히 사용하지 않으면 치아가 충분히 밝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미백 치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구강 청결 유지다. 미백 치료를 했다고 하더라도 구강 청결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으면 다시 치아가 착색되어 누렇게 변할 수 있다. 식후, 특히 색이 진해 치아에 착색되기 쉬운 음식을 먹은 후에는 양치질이 필수다. 과산화수소 등의 성분이 들어 있는 미백 치약을 사용해 양치질을 꼼꼼히 해야 하는데, 착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식후 바로 양치질을 할 것이 권장된다. 다만 커피나 탄산음료, 오렌지 등의 과일처럼 산도가 높은 음식을 먹은 후에는 법랑질이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식후에는 물만을 사용해 가볍게 입을 헹구고, 30분 이상 지난 후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상윤 원장(페이스디자인구강악안면외과치과의원 치과 전문의)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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