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팔아대는 외인, 부진한 6만전자… 수상한 추석 전 증시
하락세 기록 중인 코스피지수
9일 장중 2400포인트대 기록
미 경기침체 우려에 연일 ‘출렁’
5거래일째 이어진 외인 매도세
연휴 앞두고 투심 얼어붙을지도
다시 고개를 든 미 경기침체 우려에 국내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9일 장중 2491.0포인트까지 하락했다. 다행히 낙폭을 회복하며 2535.93포인트로 장을 마감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2500포인트대 밑으로 떨어진 건 8월 6일(2491.47포인트) 이후 한달 만이어서다. 당시에도 국내 증시는 미 경기침체 우려에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지수는 8월 5일 장중 2386.96포인트까지 떨어지며 블랙먼데이를 겪었다.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였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328억원의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는 489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특히 시장의 우려를 사는 건 외국인의 행보다. 외국인 투자자는 3일 이후 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최근 12거래일(8월 23~9월 9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세를 기록한 날은 9월 2일 단 하루밖에 없었다.
반도체주의 부진도 코스피지수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6만7500원으로 떨어지며 '7만전자'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15만500원까지 떨어졌던 SK하이닉스의 주가가 15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는 거다.
문제는 앞으로다. 14일부터 이어지는 추석 연휴와 19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투자자의 투심投心이 빠르게 얼어붙을 수 있어서다. 특히 연준의 금리인하폭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투자자의 관망세가 강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이뿐만이 아니다. 증시 반등을 이끌 주도주가 없다는 점도 악재다. 대표적인 것이 국내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26.9% 낮췄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3분기 스마트폰과 PC 판매 부진으로 메모리 출하량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며 "3분기 영업이익은 9조7000억원으로 기존 전망치인 13조7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현대차증권과 DB금융투자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각각 5.4%(11만원→10만4000원), 9.0%(11만원→10만원) 하향조정했다.
이 때문인지 국내 증시에서 잠시 발을 빼는 게 낫다는 조언도 나온다. 추석 연휴가 시작하면 국내외 돌발변수에 대응하는 게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금을 확보해 놓고 미 기준금리 결정 등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추석 이후를 노릴 필요가 있다는 거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2650포인트 선을 돌파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2650포인트 선을 돌파하지 못하면 8월에 기록한 저점인 2380포인트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추석 전 코스피지수가 반등하면 현금 비중을 확대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지수가 반등 없이 2600포인트대 아래에 머문다면 현재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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