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수용에 학대·살인”…제2의 형제복지원 ‘천성원’

정재훈 2024. 9. 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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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부랑인의 자활을 돕겠다면서 극심한 인권 유린을 자행한 '제2의 형제복지원'들의 실상이 진실화해위원회 조사로 37년 만에 드러났습니다.

대전의 사회복지법인 천성원은 멀쩡한 사람들을 납치해 강제노역을 시키는가 하면, 숨진 시신은 무단으로 해부실습용으로 넘기기도 했습니다.

정재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충남과 대전에서 부랑인 수용시설을 운영한 사회복지법인 천성원.

1980~90년대 2천 여명이 수용됐던 이 시설은 형제복지원의 축소판이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온 사람들은 강제 노역에 시달렸고 구타와 가혹행위도 이어졌습니다.

[이 모 씨/천성원 생존자/음성변조 : "(일하다) 사람들이 매장당해 죽는 일도 있었고, 그 외에도 시설에서 죽은 사람을 백 명 정도는 본 것 같습니다."]

숨진 수용자 수는 정확히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1982년부터 11년간, 사망자 117명의 시신은 해부실습용으로 넘겨졌습니다.

[하금철/진실화해위원회 조사관 : "1982년부터 1986년 동안 성지원에서 해당 의과대학에 교부된 시체의 비율이, 교부된 시체 중에서 97% 정도가 이 시설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정신병동에 격리되기 일쑤였고 여성 수용자가 출산한 신생아는 강제로 해외 입양됐습니다.

1987년 형제복지원 사건이 드러나자, 정치권에서 진상 조사에 나섰지만 천성원의 극렬한 저항에 무산됐습니다.

천성원은 지금에 이르러서 종합병원 2곳과 장애인학교 등을 운영하는 거대 복지법인으로 성장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천성원 고위관계자/음성변조 : "제도적으로나 이런 쪽이 잘못돼서 우리가 잘못 집행한 것들이 있다 그러면 사실 우리는 그걸 인정해야죠."]

진실화해위는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와 실질적 피해회복 조치 마련 등을 국가에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홍병국·강욱현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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