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찰스 3세,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 동생 앤드류 퇴거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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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미성년자 성폭행 스캔들'로 왕실 업무에서 물러난 동생 앤드루 왕자에게 자금 후원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8일(현지 시간) "찰스 3세가 동생(앤드루 왕자)에 대해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찰스 3세는 앤드루 왕자가 직접 저택 유지비를 부담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형편에 맞는 거처로 이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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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미성년자 성폭행 스캔들’로 왕실 업무에서 물러난 동생 앤드루 왕자에게 자금 후원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유지비 부담이 큰 ‘12만 평’ 규모 왕실 저택에서 나올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앤드루 왕자는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8일(현지 시간) “찰스 3세가 동생(앤드루 왕자)에 대해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2019년 11월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뒤 왕실 업무에서 물러났다. 2022년 당시 여왕의 승인하에 군 직함이 박탈됐고 왕실 후원을 받을 자격을 상실했다.
앤드루 왕자는 공적 업무에서 물러난 뒤에도 2003년부터 거주 중인 ‘로열 로지(Royal Lodge)’에서 계속 생활하고 있다. 로열 로지는 영국 왕실의 공식 거주지인 윈저 성 내에 있는 방 30개짜리 대저택으로 전체 부지만 약 12만 평(40만 제곱미터)에 이른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성추문 이후 영국 경찰의 경호를 받지 못하는 앤드루 왕자에 대해 사비로 연간 300만 파운드(약 52억 원)를 들여 경호를 지원하고 있다. 동생에 대한 생활비도 직접 지원한다.
찰스 3세는 앤드루 왕자가 직접 저택 유지비를 부담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형편에 맞는 거처로 이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안된 곳은 찰스 3세의 차남 해리 왕자가 미국 망명 전 지냈던 ‘프로그모어 코티지’다. 프로그모어 코티지는 방 5개, 전체 부지 약 142평(472 제곱미터)의 윈저 성 내 저택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유지비 부담이 덜하다. 또 영국 왕실에 대한 경찰 경호 구역에 속해 추가로 경호비를 지출할 필요가 없다.
찰스 3세의 이번 결정은 올해 앤드루 왕자의 성폭행 스캔들을 재조명한 드라마가 여러 편 공개되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올 4월 앤드루 왕자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과정을 담은 드라마 ‘특종의 탄생(Scoop)’이 처음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당시 앤드루 왕자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한 방송 인터뷰에서 “엡스타인과의 우정을 후회하진 않는다”는 등의 발언으로 역풍을 맞고 모든 왕실 업무에서 물러났다. 이달 19일에는 후속작 ‘매우 왕실다운 스캔들(A Very Royal Scandal)’이 영국 아마존 프라임에 공개될 예정이다.
여론이 악화하는 와중에도 앤드루 왕자는 로열 로지에서 거주하는 방안을 고집하고 있다. 임대 기간은 2078년까지이지만, 찰스 3세가 지원을 중단할 경우 앤드루 왕자가 유지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타임스는 왕립 해군 연금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수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찰스 3세가 올 가을 만료되는 경호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이미 지원금 삭감 절차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다만 더타임스는 찰스 3세가 프로그모어 코티지에서 앤드루 왕자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찰스 3세가 앤드루 왕자에 대한 지원을 줄인 데 ‘처벌’의 의도는 없으며, “고령의 앤드루 왕자에게 장기적으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재정 측면에서 실용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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