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의 정신과 가치’ 세계에 알린다
[KBS 제주] [앵커]
제주 4·3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심사가 내년에 있는데요,
4·3 기록물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국제 특별전과 심포지엄이 처음 열립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 정권이 자행한 유대인 집단 학살, 이른바 홀로코스트.
유럽 전역에서 무려 600만명에 이르는 유대인이 참혹한 죽음을 맞았습니다.
좌익 폭도로 내몰린 비무장 민간인 수만 명에 대한 무차별 학살이 벌어졌던 제주 4·3과도 닮았습니다.
집단 학살이라는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에 제주 4·3을 알리는 첫발을 내딛는 이유입니다.
[조상범/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 : "4·3 사례를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데 현지 교민들, 학생들, 그리고 국제전문가들이 같이 참여해서 국제적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진실과 화해에 관한 기록'을 주제로 유럽 두 도시에서 열리는 특별전에선 냉전 시대라는 세계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제주 4·3과 과거사 해결을 위한 정부와 민간 노력을 영상과 사진으로 선보입니다.
수형인 명부, 옥중에서 가족에게 부친 엽서 등 기록물 복제본을 비롯해 피신 도중 희생된 주민 변방생 모녀상을 본떠 만든 조형물, 관람객들이 참여하는 '메시지 벽' 등도 조성합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피신해 살다가 발각돼 집단으로 학살된 동굴, 다랑쉬굴을 재현한 공간도 마련될 예정입니다.
특별전과 함께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소아스(SOAS) 런던대학교 등 국내외 4·3 전문가와 현지 학자들이 참여하는 심포지엄도 현지에서 함께 열릴 예정입니다.
반세기 동안 숨겨야만 하는 아픈 역사였던 제주 4·3이 이제는 인류가 보호하고 공유하는 '세계의 기억'으로 남기 위한 공감대 다지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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