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뻔한 전기차 사서 고생”…‘맛·멋·펀·편’ 4번의 설렘, ‘넘사벽’ 4천만원대車 [카슐랭]
흉내낼 수 있지만 같은 순 없다
멋맛펀편 ‘스토리텔링’에 살맛
지프는 ‘뻔’을 극혐한다. ‘펀’(Fun)을 극찬한다. 보기만 해도 야성과 모험을 자극하는 각진 외모는 ‘멋’있다. 오프로드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타는 ‘맛’을 선사한다.
지프에도 치명적 약점이 있다. ‘편’이다. 재미는 있지만 편하지는 않다. 지프를 타고 싶지만 구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단점이다.
지프가 마지막 약점이자 단점을 없앴다. 전기차를 통해서다. 결과물이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지프 어벤저다. ‘오프로더 제왕’ 지프의 정통성과 강점을 살린 새로운 전기차다.
온로드에 특화된 기존 전기차와 달리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인다. 정반합(正反合), 정과 반이 갈등을 거쳐 발산하는 시너지 ‘합’인 맛·멋·펀·편을 오롯이 담아냈다.
맷 나이퀴스트(Matt Nyquist) 지프 글로벌 상품기획 부사장은 지프에 대해 “브랜드 첫 번째 가치는 프리덤(freedom)이고 그 다음은 모험”이라며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Go anywhere, Do anything)’를 실천하는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브랜드를 만드는 게 아니라 고객이 브랜드를 만든다’는 게 우리의 신념”이라며 “(제 2차 세계대전 때 활약했던 미군 지프) 윌리스부터 시작된 오리지널 프리덤 머신의 정통성을 전동화 시대에도 계승하고 새로운 고객군도 공략하기 위해 순수 전기차인 어벤저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어벤저 디자인은 그 자체로 지프의 과거·현재·미래를 알려주는 스토리텔링이 된다.
다니엘레 칼로나치(Daniele Calonaci) 지프 디자인 헤드는 “어벤저를 디자인할 때 쿨(Cool)하되 기술적이어야 하고, 패셔너블하되 콤팩트함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젊음(Young)과 재미(Fun) 요소를 갖추는 것을 콘셉트로 삼았다”고 소개했다.
칼로나치 디자인 헤드는 어벤저 곳곳에 보는 것만으로 이야깃거리가 되는 지프의 유산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오리지널 윌리스에 부착된 연료통(제리캔)에는 ‘엑스’(X) 표시가 새겨져 있다”며 “그 유산을 이어받아 어벤저 테일램프에도 ‘X’ 제리캔 불빛이 들어오도록 설계한 것은 물론 X자를 커버하고 있는 카모플라주(군용 패턴) ‘X-카모’를 디자인 요소로 곳곳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급 대비 가장 넓은 진입각(20도), 브레이크 오버각(20도), 이탈각(32도)을 확보해 지프의 강점인 오프로더 성능도 개선했다”며 “지프 아이콘인 7슬롯 그릴, 펜더를 차체 옆으로 튀어나오게 하는 벌징(Bulging), 오픈 에어 드라이빙이 가능한 선루프 등으로 지프다운 멋을 살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콤팩트한 차체이지만 5명이 짐을 실은 상태로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출 수 있도록 아키텍처를 재설계했다”며 “이를 통해 어벤저는 오프로드에 강한 것은 물론 온로드에서는 편안한 소형 전기 SUV가 됐다‘고 설명했다.
몬테펠로소 매니저는 주행거리 증가는 물론 전기차 화재로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배터리 안전성에도 더욱 공들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기역학 효율과 기어비를 개선하고 무게를 경량화해 도심 주행거리를 550km까지 늘렸다”며 “배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쉴드를 장착하고 앱을 통해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이스터 에그는 ‘부활절 달걀’이라는 뜻이다. 부활절에 즐기는 숨은 달걀 찾기처럼 게임이나 영화 등에 숨겨진 기능·메시지·표식을 찾는 일종의 ‘숨바꼭질’이다.
전면 센서 부근에 새겨진 나침반도 이스터 에그다. 어벤저가 디자인된 이탈리아 토리노를 가리킨다.
칼로나치 디자인 헤드는 “이스터 에그 전통은 20년 전부터 시작됐다”며 “정확히 몇 개의 이스터 에그가 어디에 숨어있는 지는 최고경영자(CEO)도 모른다”고 귀띔했다.
국내 판매 가격은 론지튜드가 5290만원, 알티튜드가 5640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4000만원 중·후반대가 된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다 전기차 공포증이라는 ‘겹 악재’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어벤저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자부한다.
다른 전기차 브랜드는 흉내 밖에 내지 못하는 ‘넘사벽’(넘기 어려운 사차원의 벽) 오프로더 노하우를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전기차 격전장인 유럽에서 10만대 넘게 팔린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브랜드 최초로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도 넘치는 자신감에 한몫했다.
아울러 맛·멋·펀·편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끌어올린 어벤저가 새로운 수요 창출로 침체된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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