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형제복지원 5곳 더 있었다…폭행치사에 주검 해부실습까지

고경태 기자 2024. 9. 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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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복지원·선감학원에 이어 서울시립갱생원, 대구시립희망원, 대전 성지원, 충남 양지원, 경기 성혜원 등 수십년간 은폐됐던 부랑인수용시설의 인권침해 실태가 밝혀졌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 6일 제86차 전체위에서 '서울시립갱생원 등 성인부랑인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규명(피해사실 확인)을 의결하고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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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 시설 인권침해 확인
9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대회의실에서 성인 부랑인수용시설 4곳에 대한 인권침해 진실규명 기자 간담회에서 이상훈 상임위원(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형제복지원·선감학원에 이어 서울시립갱생원, 대구시립희망원, 대전 성지원, 충남 양지원, 경기 성혜원 등 수십년간 은폐됐던 부랑인수용시설의 인권침해 실태가 밝혀졌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 6일 제86차 전체위에서 ‘서울시립갱생원 등 성인부랑인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규명(피해사실 확인)을 의결하고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들 시설은 1975년 내무부훈령 제410호, 1981년 구걸행위자보호대책, 1987년 보건사회부훈령 제523호 등 부산 형제복지원과 동일한 정부 시책에 의해 운영된 성인부랑인수용시설로서, 경찰·공무원 등에 의한 강제수용, 본인 의사에 반하는 ‘회전문 입소’, 폭행 및 가혹행위, 독방 감금, 강제노역 등 인권침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정부는 사회 정화라는 명목을 내세워 경찰·공무원 합동 단속 형태로 강제수용을 지속했고, 민간 법인에 시설들의 운영을 위탁하면서 감금·폭행·강제노역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도시 재건 사업 투입 목적의 ‘새서울건설단’ 동원(서울시립갱생원), 규칙 위반자에 대한 ‘신규동’ 독방 감금(대구시립희망원), 시설 간부 등의 구타로 인한 폭행치사(양지원), 시설 사망자 주검의 해부실습용 교부(성지원)도 확인됐다.

이상훈 상임위원은 “형제복지원 조사 과정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던 국가의 부랑인 단속 정책 및 시설 운영 지원 전반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는 다수의 자료를 최초로 입수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와 실질적 피해 회복 조처, 다른 집단수용시설의 피해 회복을 아우르는 특별법 제정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권고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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