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이에게 기대하는 만큼, (서)건창이도 능력 있다” 꽃범호의 믿음이 KIA 201안타 MVP 살렸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선빈이에게 기대하는 것만큼, (서)건창이도 그 이상으로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확실히 베테랑 타자들 사용법을 잘 아는 지도자다. 몸 상태, 컨디션에 대해 매일 직접 대화를 나누고, 페이스가 안 좋아도 꾸준히 기용하며 살아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스타일이다. 물론 너무 안 좋을 땐 휴식을 주기도 하지만, 길게 가지 않는다. 시즌 도중에 주전을 교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바라보는 지도자다.
물론 이범호 감독이 KIA에서 오랫동안 선수생활과 지도자 생활을 해서 베테랑 개개인을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KIA 야수진 구성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의 확실한 방향성은 어쨌든 베테랑 타자들이 최적의 기량을 뽐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건창의 활용은 절묘하다. 베테랑이지만 기본적으로 주전이 아닌 백업이다. 그러나 요소요소에 적절히 활용해 팀의 부족한 부분도 메우고, 서건창의 타격감도 살린다. 타격감이 안 좋고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하니 아예 과감하게 1군에서 말소해 휴식을 주기도 했다.
주전 2루수 김선빈은 잔부상이 잦고 예년보다 수비범위가 넓지 않다. 이 부분을 서건창과 홍종표로 절묘하게 메운다. 서건창은 1루수로도 활용했다. 이우성의 부상, 최형우의 부상으로 생긴 틈을 적절히 서건창으로 메우기도 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서건창은 KIA와 계약 직후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시즌을 치러온 듯하다. 이범호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마음대로 하라’고 했고, 베테랑 서건창은 자신에게 필요한 훈련을 하며 컨디셔닝을 잘 해왔다.
그 결과 올 시즌 85경기서 타율 0.302 1홈런 24타점 38득점 3도루 OPS 0.811이다. 출루율이 0.415인 것도 눈에 띈다. 특유의 타격 폼은 여전한데 과거와 달리 히팅포인트를 많이 앞으로 가지고 나왔다는 게 올 시즌 KIA 경기를 중계한 해설위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우리가 선빈이에게 기대를 하는 것만큼, 건창이에게도 기대한다. 그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선빈이가 안 좋으면 건창이를 2루로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경기운영을 했다. (이)우성이가 안 좋을 때도 1루에 보냈다. 1~2루를 다 볼 수 있게 하니 엔트리를 한 명 안 잡아먹고 갈 수 있었다”라고 했다.
기존 주전들의 부진을 절묘하게 메운 것 이상으로, 멀티포지션 소화로 엔트리 운영이 용이했다는 얘기다. 8월에 3주 정도 휴식기를 준 것도, 결국 최근 다시 타격감이 올라온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감각을 유지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또한, 이범호 감독은 서건창의 워크에식도 높게 평가했다. “항상 뭐랄까. 경기에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이다. 그런 모습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라고 했다. 서건창으로서도 자신을 진짜로 믿어주며 판을 깔아주는 감독 앞에서 야구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서건창의 연봉은 단돈 5000만원. 올 시즌 후 FA 자격을 행사하든 하지 않든, 내년에 서건창의 연봉은 크게 오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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