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빈곤한` 추석… `화병난` 국민

이민우 2024. 9. 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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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에 짓눌려 쓸 돈은 없고, 경기침체로 추석 상여금은 커녕 급여도 제대로 못 받을 지경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8월 주택용 전기의 가구당 평균 사용량이 363kwh로 작년 같은 달보다 9% 늘었고, 이에 따른 해당 월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은 6만3610원으로 작년보다 13%(7520원) 오른다고 9일 밝혔다.

추석 연휴 늘어나는 환자들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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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늘고 임금 체불 속출
전기요금 폭탄 고지서까지 예고
연휴기간 응급진료도 어려울듯
"정치권 모두 책임이다" 지적도
사진=연합뉴스

가계부채에 짓눌려 쓸 돈은 없고, 경기침체로 추석 상여금은 커녕 급여도 제대로 못 받을 지경이다. 역대급 무더위로 전기요금 '폭탄 고지서'까지 받게 됐다. 의료붕괴로 응급실까지 사실상 마비 상태다. 풍성해야 할 한가위를 앞둔 2024년 대한민국의 현실에 국민들의 화병만 커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8월 주택용 전기의 가구당 평균 사용량이 363kwh로 작년 같은 달보다 9% 늘었고, 이에 따른 해당 월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은 6만3610원으로 작년보다 13%(7520원) 오른다고 9일 밝혔다. 이는 8월 말까지 집계된 검침 자료를 바탕으로 한 통계로, 9월 말에 확정될 요금은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사용량에 비해 요금이 더 오른 이유는 주택용의 경우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가정용의 경우 3단계로 구간이 나눠져 있는데, 위로 갈수록 요금이 더 비싸진다. 이 와중에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방침을 세우고, 인상 시점을 저울질 중이다.

고물가와 늘어나는 가계 빚에 올 2분기 가구 흑자액(전국·1인이상·실질)은 월평균 100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만8000원(1.7%) 감소했다. 가계 흑자액은 2022년 3분기부터 8분기째 줄고 있다. 이자비용은 2022년 3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2년 새 40%이상 치솟았다.

수입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커리어 플랫폼 업체인 사람인이 기업 470개사를 대상으로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채 안되는 47.7%의 기업만 '지급한다'고 답했다. 이는 2012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라고 사람인 측은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건설시장의 침체에 따른 하도급 업체 등의 임금 체불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5일 전국 고용노동관서 기관장 회의에서 "올해 약 9600억원의 체불임금을 청산했지만 아직 약 2600억원의 임금체불액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사실상의 진료 거부가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 늘어나는 환자들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평소 2만명 근처인 응급실 일일 내원 환자 수가 연휴에는 작년 기준 3만 명까지 증가해 하루 평균 1만 명의 환자들이 응급 진료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180곳의 후속 진료 가능 여부 분석 결과, 이달 5일 현재 27개 중증·응급질환의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모두 88곳으로, 평시인 2월 첫째 주(109곳)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정치권은 '여야의정 협의체'를 구성해 의료계가 동참할 것을 요청했지만, 의료계는 2025년과 2026년 의대 증원 계획 백지화 없이는 동참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민들 입장에선 물가를 포함해 모든 것이 다오르고 있는데, 여야 정치권은 사소한 일 가지고 싸움만 일삼는다"면서 "대통령실이나 여야 정치권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우·이상현기자 mw3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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