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미국 휩쓴 세기말의 쇼, 한국에 상륙하다

박성기 2024. 9. 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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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로 '버레스크 쇼' 양지화 도모
인플루언서·한국인 아티스트로만 구성
인천서 매주 금·토요일 정기공연 진행
필리핀서 해외공연… 두바이 진출 예정
<사진 = 버레스크 코리아>
<사진 = 버레스크 코리아 멤버 예삐(YEPPI)>
<사진 = 버레스크 코리아>
<사진 = 버레스크 코리아>
<사진 = 버레스크 코리아 멤버 예삐(YEPPI)>

'버레스크 코리아' 공연팀

2010년작 영화 '버레스크(Burlesque)'가 있었다. 당시 10년 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여신 '셰어'와 마돈나의 뒤를 잇는다는 디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영화 데뷔작이었다. 시대를 대표하는 두 명의 디바 만남 자체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가수의 꿈을 키우던 시골 소녀 앨리(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미국 LA의 오디션장에서 줄기차게 탈락한다.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공간은 클럽 '버레스크'. 전직 댄서 테스(셰어)가 운영하는 이 근사한 극장은 현란한 춤과 노래, 화끈한 여인들이 누비는 쇼로 유명하다. 웨이트리스로 취직한 앨리는 버레스크 무대에 오르는 날을 꿈꾸며 고군분투하는 내용.

고귀한 대상을 야비하게 표현하는 정신이라는 뜻을 가지고 1600년경 이탈리아로부터 프랑스에 들어온 '버레스크'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미국 뮤직홀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쇼의 형태다. 풍자와 야유가 공존하는 퍼포먼스, 노래와 춤과 (대개는) 스트립댄스가 결합된 어덜트 엔터테인먼트, 가죽옷과 피시넷 망사 스타킹을 신은 여인들이 군림하는 무대. 버레스크가 다시금 부흥하게 된 건 1990년대부터다.

영화 '버레스크'는, 무대 위를 장악하는 세계적인 두 디바의 압도적인 카리스마, 관능적인 춤과 폭발적인 퍼포먼스 그리고 화려한 의상 등 풍성한 볼거리로 중무장하며 오락성까지 확보해, 제68회 골든글로브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주제가상'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무대를 영화 속으로 옮긴 '버레스크'는 한국에서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한국 최초로 버레스크 쇼의 양지화를 도모하는 공연팀인 '버레스크 코리아'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의 크로마에서 전세계 최초 한국인으로만 이루어진 버레스크 공연팀을 창설하여 한국 최초로 정기적인 버레스크 쇼를 개최한 것.

한국에서 버레스크라는 친숙하지 않은 장르를 양지로 끌어올린 최초의 공연팀이자 회사인 '버레스크 코리아'는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크로마에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정기 공연을 진행했다. 버레스크 장르 중 '네오 버레스크' 장르를 계승한 옴니버스 형식의 창작 공연을 선보였다.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공연 이후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라스트리조트'를 비롯해 필리핀 '시티 오브 드림즈 마닐라' 해외 순회공연 등을 성공리에 치러냈다. '버레스크' 장르에 대해 한국보다 더 대중적인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공연 문화가 존재하는 두바이 등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버레스크 코리아'는 한국인 아티스트들로만, 그리고 인플루언서들로 이루어진 것도 특징이다.

틱톡 팔로워 약 13만 명(@foxy_hah), 인스타그램 팔로워 4만 명(@burlesquekorea_foxy)의 '폭시'는 꽃핀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버레스크 코리아'에서 리더이자 총괄 디렉터, 그리고 쇼의 메인을 맡고 있다. 음악의 선정부터 의상, 연출 및 안무 창작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며 함께 무대에 오르는 출연자들의 트레이닝까지 맡고 있다.

2022년 퍼포먼스 팀 '폭시리셔스(Foxylicious)'를 창단한 이후, 2022년 워터밤 수원, 2023년 워터밤 서울과 도쿄, 2024년 워터밤 서울과 도쿄 등의 무대를 오르고 있기도 하다. 폭시(FOXY) 이외에도 틱톡 팔로워 약 25만 명(@roselyain), 인스타그램 팔로워 약 4만 명(@12.22_c)의 로즈(ROSE), 에어리얼리스트인 예삐(YEPPI), 모델인 체리(CHERRY), 리리(LILI), 벨라(BELLA), 제인(JANE), 트레이너인 유주(YUJU), 루비(RUBY), 세라(SERA) 등 다른 멤버로 눈여겨볼 만한 인플루언서들이다.

이들의 공연을 직접 관람한 기자의 관람평은, 성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 그 양가적이고 입체적인 감정을 예술로써 무대 위에 끌어 올렸다고 평가할 만하다. 노출은 있지만 선정적이지 않고, 누군가는 선정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완벽하다는 데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공연을 완성해냈다.

'버레스크'는 영화 속에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꿈꿨던 무대다. '버레스크'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바로 그 무대에 '버레스크 코리아'가 오르기를 응원한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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