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 황정민·동공 갈아끼운 정해인…묵직해진 '베테랑2', 진화란 이런 것[봤어영]
‘베테랑2’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 분)이 이끄는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하면서 연쇄 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 수사극이다. 지난 2015년 개봉해 천만 관객이 넘는 관객들을 동원했던 ‘베테랑’의 두 번째 이야기로, 무려 9년 만에 돌아온 속편에 예비 관객들의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황정민을 비롯해 장윤주, 오달수, 김시후 등 전편에 등장했던 오리지널 캐스트들이 속편에도 그대로 합류해 반가움을 자아내는 한편, 속편을 빛낼 새로운 얼굴로 정해인이 합류해 큰 주목을 받았다. 황정민과 정해인이 빚어낼 케미스트리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편에 이어 속편에서도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9년이 흘러 귀환한 ‘베테랑2’는 단순한 구도, 명확히 닫힌 엔딩으로 유쾌함과 통쾌함에 더 큰 방점을 뒀던 ‘베테랑’과 비교하면 여러모로 다른 점이 많은 작품이다. 물론 관객들이 사랑했던 전편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성, 타격감 높은 액션, 티키타카 대사가 유발한 특유의 유머코드 등 전편 시리즈의 기본적 매력은 잃지 않았다.
‘베테랑2’의 가장 큰 차별성은 주인공 서도철을 그리는 방식과 시선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우리가 속편의 개봉까지 9년을 기다린 것처럼, ‘베테랑2’ 속 서도철과 강력범죄수사대 사람들의 세월도 9년이 흐른 시점인 게 눈에 띈다. ‘베테랑2’ 속 서도철은 9년이 흐른 현재도 여전히 정의롭고 죄짓는 범인들을 가만 놔두지 않는 열혈 형사다. 다만 영화는 직업인인 형사로서 그의 모습을 그리는 것을 넘어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빠, 그리고 인간으로서 서도철이 갖는 여러 고민과 딜레마를 함께 보여준다. 연륜이 쌓이며 형사가 아닌 인간으로서 갖는 책임과 고민도 함께 깊어진 서도철의 고뇌가 그가 해결해야 할 사건들에 입체성을 부여한다. 복잡해진 사건과 이해관계 속 서도철은 정의를 지키고자 형사로서, 인간으로서 어떤 선택들을 내리는가. 서도철의 감정에 이입해 그의 시선을 따라 사건을 좇다 보면 러닝타임 118분이 쏜살처럼 지난다.
액션은 전편보다 훨씬 타격감 세고 강렬해졌다. 서사의 묵직함과 입체성이 줄 수 있는 지나친 무게감과 중압감을 수직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액션 시퀀스가 상쇄시켜준다. 특히 빗속 건물 옥상에서 서도철과 박선우, 강력수사대 팀원들이 펼치는 액션 시퀀스는 이 영화의 진하고 묵직한 매력을 보여주는 명장면 중 하나다. 사람들이 밀집한 남산 타워에서 펼쳐지는 연쇄살인범 추격 액션도 손에 땀을 쥐는 긴장과 몰입을 유발한다.
영화를 이끄는 두 주인공 황정민과 정해인의 열연과 몸을 내던진 액션이 영화의 완성도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정해인의 연기 변신이다. 정해인은 ‘베테랑2’를 통해 이전의 필모그래피에서 보여준 적 없던 낯선 얼굴과 눈빛을 드러냈다. 정해인의 눈빛 변화가 극의 초중반을 거쳐, 후반부로 갈수록 휘몰아치는 긴장을 자아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 작품들로 다진 그의 액션 실력이 액션 대가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에서 알차게 빛을 발했다.
황정민은 ‘베테랑’ 시리즈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서도철의 깊어진 서사, 뜨거운 인간성을 실제 본인을 드러내듯 자연스럽고 노련하게 표현했다. 황정민의 기둥같은 열연과 장윤주, 김시후, 오달수 등 강력수사대팀원들 및 배우 진경 등 전편 오리지널 캐스트들이 함께 모여 빚어낸 유쾌하고 인간적인 앙상블이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베테랑’ 시리즈의 미덕에 일조했다.
오는 13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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