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 통로, 살라딘 축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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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 통로(회랑)는 가자와 이집트 사이의 국경 장벽을 따라 북서쪽 지중해에서 남동쪽 케렘샬롬 검문소까지 폭 100m 안팎, 길이 14㎞ 남짓 이어진다.
이스라엘군은 2005년 가자에서 철수하기 전까지 이 통로를 순찰하며 이집트와 가자 사이 국경 너머로 몰래 사람과 무기 등이 오가는 것을 감시했다.
필라델피 통로는 그런 이스라엘이 통제할 수 없는 유일한 국경과 연결된 곳이며, 그만큼 가자엔 숨구멍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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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 통로(회랑)는 가자와 이집트 사이의 국경 장벽을 따라 북서쪽 지중해에서 남동쪽 케렘샬롬 검문소까지 폭 100m 안팎, 길이 14㎞ 남짓 이어진다. ‘필라델피 통로’는 이스라엘이 붙인 이름이며, 팔레스타인과 이집트에서는 통상 ‘살라딘(살라훗딘) 루트(또는 축)’라고 한다.
애초 이곳은 1979년 이스라엘이 이집트와 평화조약(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맺고 현재의 국경선에 합의한 뒤 두 나라 사이에 설정한 완충지대였다. 이스라엘군은 2005년 가자에서 철수하기 전까지 이 통로를 순찰하며 이집트와 가자 사이 국경 너머로 몰래 사람과 무기 등이 오가는 것을 감시했다.
이스라엘은 2005년 철수 직후엔 이집트와 ‘필라델피 협정’을 맺어 이집트 병력 750명이 국경 관리에 투입되는 걸 용인했다. 그리고 가자 쪽 필라델피 통로의 관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넘겼지만, 2년 뒤 가자를 장악한 하마스의 손에 다시 넘어갔다. 그런 필라델피 통로에 지난 5월 이스라엘군은 19년 만에 다시 진입했다.
이스라엘은 가자를 육상과 해상, 공중 3면에서 철저히 봉쇄해왔다. 필라델피 통로는 그런 이스라엘이 통제할 수 없는 유일한 국경과 연결된 곳이며, 그만큼 가자엔 숨구멍 같은 곳이다. 이곳에 있는 라파흐 검문소는 2007년 하마스 집권 이후 이집트 쪽에서 줄곧 폐쇄해왔지만, 지난해 10월 전쟁 이후엔 이스라엘군이 지난 5월에 진입하기 전까지 가자 난민에게 구호물자를 전하는 핵심 통로 구실을 했다.
이런 필라델피 통로가 가자-이스라엘 휴전 협상의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땅굴을 뚫어 국경 너머에서 무기를 몰래 들여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이스라엘군의 주둔을 휴전 조건에 포함했다. 지난 5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선 이곳에서 50개 남짓한 땅굴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마스는 어떠한 이스라엘군의 가자 주둔도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이집트도 이스라엘군이 민감한 국경 근처에 주둔하는 것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는 성명까지 내어, 10년 전 자국 영토로 연결된 땅굴을 모두 찾아내 파괴한 뒤 밀수를 막기 위해 완충지대를 설치하고 국경 경비를 강화해왔다고 반박했다.
가자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진 이가 이미 4만명을 넘어섰다. 전쟁 1년 만에 너무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었다. 얼마나 더 많은 이들이 희생되어야 총을 내려놓으려는 걸까.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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