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폴리시, 최고 정책전문가가 말한다] 지금은 교육투자가 더 늘어나야 할 때

2024. 9. 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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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경 K정책플랫폼 교육연구위원·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은 2000년의 855만명과 비교하면 2023년 568만명으로 33.5%가 줄었다. 이에 따라 학교의 공동화, 통폐합, 학교신설 불허, 교원 수요감소 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내국세의 20.79% 규모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칸막이를 허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기획재정부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재정은 단순히 규모만이 아니라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 맞추어 유연한 재분배와 효율적 활용 등 교육의 질을 유지·개선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학생 수가 감소한다고 해서 교육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소규모 학급에서는 각 학생의 성향과 능력에 맞춘 학습 계획을 수립해 학습 속도를 조절하고, 맞춤형 지도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 수가 유지되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교사 훈련, 교육자료 개발, 학습공간 개선 등 추가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소규모 학급이나 통합운영학교에서는 교사 한 명이 더 다양한 역할을 맡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 인력 유지와 처우 개선을 위한 재정적 지원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해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합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므로 더욱 늘어나게 된다.

학생 수 감소는 농어촌 지역이나 소도시에서 더욱 심각하며 이로 인해 지역 간 교육 격차가 심화될 위험이 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한 재정 투자가 필요하다. 학생 수 감소지역에 교사 배치, 교육 프로그램 유지, 학습 시설 보강이 필요하다. 소규모 학교를 통합하거나 원격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도 예산이 필요하다.

교육 방식과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 예를 들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디지털 교육이나 창의적 융합교육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디지털 교과서, 원격 학습, 스마트 교육, VR·AR을 활용한 학습 환경이 중시되고 있다. 또한 융합 및 창의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도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특히,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학생들의 복지나 학습 환경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더 나은 학습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재정은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한다. 2023년 83개 학교건물이 D등급을 받았고 6개 건물은 심각한 결함으로 인해 시설물의 안전에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해야 하는 E등급으로 판정을 받았을 정도로 학교 건물의 노후화는 심각한 상황이다. 또 학교 급식, 상담 프로그램, 심리적 지원, 학교폭력 예방 및 대응 등을 강화하여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한편, 교육재정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교육재정은 궁극적으로 학생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통합운영학교나 원격 교육을 활용해 중복된 예산 지출을 줄이고, 교육 자원을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배분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 신축과 유지 관리에 많은 재정이 투여되고 있으므로 여러 학교가 교사와 시설을 공유함으로써 예산을 절감하고, 동시에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동일한 기준으로 교육재정을 줄이기보다는 지역 특성에 맞춘 맞춤형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 학생 수가 급감하는 지역에는 더 많은 지원을, 상대적으로 학생 수가 유지되는 지역에는 기존 수준의 재정 지원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일부 운영 비용 절감분을 미래 교육 기술, 교사 훈련, 창의적 교육 프로그램에 재투자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교육재정은 단순히 학생 수에 비례하여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교육 환경과 미래 교육에 맞춰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재편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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