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이름만 듣고도 반가울 수밖에... "1년 지나도 5선발이 없다" 리빌딩 첫해 키움 현주소

김동윤 기자 2024. 9. 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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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키움 장재영.
"1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누구 하나 5선발을 차지하지 못했다."

에이스 안우진(26)이 떠나고 맞이한 마운드 리빌딩 첫해. 힘들 줄은 알았지만, 생각보다 성장이 더디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이 씁쓸한 현주소를 짚었다.

올 시즌 키움의 가장 큰 과제는 안우진이 돌아올 2026시즌까지 그의 뒤를 받쳐줄 만한 선발 투수들을 찾는 것이었다. 2022년 KBO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올라선 안우진은 지난해 12월 18일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했다. 입대 전까지 156경기 43승 35패 1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21의 기록을 남겼고 최근 3시즌 동안 키움 선발진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지명 당시부터 탈고교급 에이스로 평가받던 안우진인 만큼 그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을 줄은 알았다. 하지만 누군가 사라져도 또 다른 영웅이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히어로즈였고, 충분히 경험을 쌓은 어린 선수들과 기대받는 신인들까지 갖춘 자원은 풍부했기에 내심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즌 종료를 20경기도 채 남겨놓은 시점에서 냉정히 말해 5선발감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그나마 입단 11년 차 하영민(29)이 25경기 9승 6패 평균자책점 4.00, 135이닝 87탈삼진으로 가능성을 보인 것이 위안이었다.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장재영(22)은 끝내 투수를 포기하고 지난 5월 타자로 전격 전향했다. 덕수고 시절부터 시속 156㎞의 빠른 공을 던지며 제2의 안우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1군에서 3년간 56경기 1승 6패 평균자책점 6.45, 103⅓이닝 109사사구(97볼넷 12몸에 맞는 볼) 100탈삼진으로 통산 9이닝당 볼넷이 8.45개에 달했다.

키움 김선기. /사진=김진경 대기자

해외파 출신이자 2018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출신의 김선기(33)도 마찬가지였다. 김선기는 매년 선발 투수 공백이 생길 때마다 최우선 순위로 언급되는 후보 1순위였다. 불펜에서도 곧잘 긴 이닝을 소화했으나, 선발 투수로 등판하면 계속 헤맸다. 결국 올해 보직을 롱릴리프로 확정한 상태다.

홍 감독은 8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김선기는 (매번) 선발로 돌려야 되나 싶을 정도로 아쉬움이 남는 선수다. 이 선수는 선발로 나오면 1~2회에 제구가 불안하거나 빗맞은 타구가 안타로 이어지면 실점하는 등 결과가 좋지 않다. 지금으로서는 선발이 무너졌을 때 롱릴리프를 맡는 것이 최선인데 아쉽기도 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2020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기대받았던 성남고 좌완 이종민(23)의 더딘 성장도 안타깝다. 이종민은 뛰어난 변화구 제구로 많은 삼진을 잡는 투수로 주목받았으나, 프로 무대에서는 그 재능을 꽃피운 적이 없다. KBO 통산 25경기 평균자책점 8.15로 올해도 12경기 43⅔이닝으로 가장 많은 기회를 받았으나, 평균자책점 7.63으로 기대 이하다.

전반기 8경기 평균자책점 3.81로 신인왕 후보까지 언급되던 김인범(24)은 첫 1군 풀타임의 혹독함을 몸소 경험하고 있다. 초반 7경기 평균자책점 0.59로 기분 좋게 시작했으나, 이후 모든 팀을 상대하면서 한계를 노출했다. 타자와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던 초반의 기세는 온데간데없다. 7일 광주 KIA전에서도 2이닝 동안 4개의 볼넷을 주면서 5실점으로 무너졌다.

홍 감독은 "김인범은 7일 경기에서도 공격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다. 스스로 무너진 모습이 많이 실망스러웠다. 올해 14경기 정도 본인에게 기회가 갔는데 패전도 많지만, 그 과정이 아쉬웠다. 올해 선발 투수들에게 공격적인 피칭을 주문했고 그게 어느 정도 이뤄졌으면 가능성을 봤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종민(왼쪽)과 김인범.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선기(6경기), 이종민(9경기), 김인범(14경기)뿐만이 아니다. 김윤하(10경기), 정찬헌(4경기) 전준표(3경기), 손현기(2경기), 조영건(2경기) 등 9명의 선수가 올 시즌 선발 기회를 받았다. 그나마 신인 김윤하(19)만이 그나마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가능성을 보여줬을 뿐이다.

홍 감독은 "1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누구 하나 5선발을 차지하지 못했다"고 한탄하면서 "10명 가까이 5선발 자리에 기용해봤는데 두각을 나타낸 선수가 없어 아쉽다. 올겨울부터 또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김인범과 이종민에게 희망을 보길 바랐으나, 그러지 못한 건 선수 스스로도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러한 흐름에서 나온 안우진의 이름은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홍 감독은 취재진의 안우진 관련 질문에 "(안우진) 이름만 들어도 든든하다. 다행히 수술도 잘됐다. 저번에 고척에서 잠깐 봤을 때 손을 꽉 잡고 '멀쩡하다?'고 농담할 정도로 재활 과정도 순조롭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해 12월 18일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한 안우진은 내년 9월 17일에 소집 해제해 원칙적으로는 9월 18일부터 1군 등록이 가능하다. 하지만 올해의 조상우(30)가 보여줬듯 복무로 인한 2년의 실전 공백과 팔꿈치 수술 후 첫 시즌이라는 점에서 2025시즌은 무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홍 감독은 "조상우처럼 군 공백기를 무시하지 할 수 없을 것 같다. 정상적으로 합류하더라도 충분한 빌드업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내년 시즌 구상엔 없다"고 강조했다.

키움 안우진.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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