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조 든 보잉…경영난에도 임금 25% 올려

김덕식 기자(dskim2k@mk.co.kr) 2024. 9. 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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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사고로 경영 위기에 놓인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노동조합과의 협상 과정에서 임금을 크게 인상했다.

보잉 사측과 시애틀에 근거지를 둔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맹(IAM) 751지부는 8일(현지시간) 각각 성명을 내고 4년간 임금을 25% 인상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잠정 타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임금 협상안 잠정 타결로 보잉은 직면했던 파업 위기를 일단 모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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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파업 으름장에 굴복
새 먹거리 우주개발도 휘청
잇단 사고에 현금도 바닥나

잇단 사고로 경영 위기에 놓인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노동조합과의 협상 과정에서 임금을 크게 인상했다. 파업이 발생했을 때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이다. 임금 인상으로 파업 위기는 모면했지만, 최근 재무 압박에 시달리는 보잉에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잉 사측과 시애틀에 근거지를 둔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맹(IAM) 751지부는 8일(현지시간) 각각 성명을 내고 4년간 임금을 25% 인상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잠정 타결했다고 밝혔다. IAM 751지부는 보잉 본사가 있는 시애틀 등 미국 북서부 연안 지역 보잉 노동자 3만2000명을 대변하는 보잉 최대 노조다.

보잉은 이번 협상에서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 인상으로 인해 평균 임금 인상률이 4년간 33%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홀든 IAM 751지부장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협상안은 우리 역사상 최고의 계약"이라며 "회사가 재정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회사 사정이 어렵지만 높은 임금 인상률을 얻어 냈다는 점을 스스로 높게 평가한 것이다. 잠정안에는 보잉의 차기 상업용 항공기를 미 북서부 연안 일대 공장에서 제조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날 임금 협상안 잠정 타결로 보잉은 직면했던 파업 위기를 일단 모면했다. 노사 양측의 잠정 합의안은 노조의 찬반 투표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이번 보잉 노사 간 협상안 잠정 타결은 737 맥스 기종의 연이은 사고로 회사가 위기에 몰린 가운데 나왔다. 앞서 보잉은 지난 2분기 14억3900만달러(약 1조9300억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발표했다.

회사의 재무 사정이 악화한 가운데 올해 말까지 월 38대의 737 맥스 기종 생산 일정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잉의 짧은 파업만으로도 항공우주 산업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되살아나는 여행 수요 아래에서 항공기가 부족한 항공사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취약해진 공급망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회사가 울며 겨자 먹기로 노조 협상안에 응할 수밖에 없던 배경이 여기에 있다.

보잉은 최근 각종 안전사고에 발목을 잡혔다. 2018년과 2019년 여객기 추락으로 신뢰를 잃은 보잉은 올해도 그 오명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보잉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우주개발 사업도 휘청이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달한 뒤 기체 결함으로 유인 시험비행 완수에 실패한 보잉의 우주캡슐 'CST-100 스타라이너(스타라이너)'가 지구에서 발사된 지 약 3개월 만에 이달 초 지구에 홀로 돌아왔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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