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질문 문 열자마자 의료대란·계엄 괴담 격돌

박지원 "국민 죽음 내몰았다"
응급실 뺑뺑이 정부책임 질타
한덕수 "과거 정권 책임 있다"
조국, 대표연설서 김여사 저격
與 "野, 방탄탄핵·괴담 남발"

22대 국회 최고령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정부질문 첫날인 9일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22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9일 야당이 의료대란 책임론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을 집중 부각시키며 정부에 맹공세를 퍼부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정부질문 첫 타자로 나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대통령 눈치를 보다가 (의료대란을 해소할) 골든 타임을 놓쳤다"며 "누가 국민을 죽음으로 몰았나. 의사인가 대통령인가"라고 질의했다. 박 의원은 "누가 살인자인가"라며 거듭 한 총리를 몰아세웠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해 "과거에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결정을 안 했던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살인자는 없다. 의료계 응급실 뺑뺑이는 10년 전부터 있었다"고 응수했다.

한 총리는 이날 '의사 블랙리스트' 작성·유포 혐의자에 관한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당국이 30명 정도를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블랙리스트 실태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야당은 김 여사를 향해서도 공세를 가했다.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이 고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박 의원은 한 총리에게 "권력서열 1위가 누군가"라며 "국민은 김건희 대통령이란 소리까지 한다"고 질의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석에서 "4선 의원이 저런 말을 하느냐" "4선 의원님 왜 그러세요" 등 비난이 터져나왔고, 야당 의원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적이 없는 김건희 씨가 대통령 행세를 한다"며 "무도하고 무책임하고 무능한 윤석열 정권은 나라를 더 망치기 전에 종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에서 최순실 씨가 무슨 일을 했는지, 그 결과 박근혜·최순실 두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 국민은 다 기억하고 있다"며 "어떤 부적도, 어떤 무당도 막아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탄핵소추안을 남발하고 있다며 맞불을 놨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출범 이후 무려 18건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며 "민주당이 이 대표 수사를 지연시키고 검사를 겁박하려는 의도로 탄핵안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계엄령 괴담을 계속해서 유포하는데 그 이유도 마찬가지"라며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정치적 탄압처럼 둔갑시키기 위한 조직적인 거짓 선동"이라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해 "우리 야당이 일상적인 야당이 아니다. 저는 계엄이란 정말 중차대한 일을 정치적 편의성을 위해 활용할 것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며 "야당이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생각 때문에 그렇게 했다면 수많은 국민이 분노와 실망을 할 것"이라고 했다.

[신유경 기자 / 박자경 기자 / 구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