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밥상 겨냥한 野, 쌍특검법 강행
국회 법사위 소위 단독 처리
12일 본회의 통과 속도낼듯
거부권 뻔한데 쟁점화 전략
용산 "논란될 조항 더 덧붙여"
국힘 "野가 정치혐오증 유발"
더불어민주당이 9일 이른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처리했다. 두 법안 모두 윤석열 대통령이 앞서 거부권을 행사했으나 야당은 일부 문안을 고쳐 다시 발의한 상태다.
최근 민생 법안 합의 처리와 의료대란 해법 모색을 통해 협치 가능성을 내비쳤던 야당이 다시 '단독 드리블'에 나선 배경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부·여당을 겨냥한 여론전에 불을 붙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 소위 표결에 반발하며 퇴장했지만, 민주당은 국회의장의 협조를 얻어 본회의까지 두 법안을 일사천리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소위를 마친 뒤 "김건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켰다"며 "내일 (두 법안이 전체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 잘 통과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검법) 수사 대상으로 기재된 내용의 부당성, 모호성, 추상성 등 문제점을 강조하며 추가 논의를 하자고 얘기했지만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토론을 종결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김정숙 여사 특검법 상정을 요청했지만 민주당이 거부하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만 상정했다"며 "법사위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특검법과 탄핵 조사로 국민에게 정치 혐오증을 남기는 상황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날 통과시킨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사 대상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비롯해 주식 저가 매수, 인사 개입, 공천 개입,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 줄잡아 8가지 내용이 모두 포함됐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총망라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민주당 등 야5당이 공동 발의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의 경우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야당이 이를 2명으로 추리고 이 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이 법안은 야당이 발의한 네 번째 채상병 특검법이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두 특검법을 10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12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하는 등 '속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이 같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처리 시점과 관련해 당내 의견 조율을 거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으로선 최근 총선 개입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을 연휴 직전 곧바로 처리해 추석 밥상에서 민심을 흔들 수 있는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의 경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압박해 협조를 끌어내겠다는 복안이지만 여당은 이번 특검법이 종전의 야당 추천 방식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보고 있다. 두 법안은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100%에 가깝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지난번 폐기된 법안보다) 더 악화된 법안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이치모터스 관련 특검은 문재인 정부에서 2년간 탈탈 털어서 소환도 못한 사건을 이중으로 조사해 관련자들의 인권침해뿐만 아니라 정치편향적 특검 임명 등 문제가 있다고 지난 1월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밝힌 바 있다"며 "여기에 더 많은 논란의 조항을 덧붙여 재발의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민도 지쳤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관계자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 결과를 통해 외압이 근거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또 특검법이 발의된 데 국민이 피곤해할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민주당이 만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특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아직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부르지도 않은 것 같다. 이걸로 답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곽은산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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