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낙엽 유가에 … 여행·운송ETF 회복세 전환

글로벌 경기둔화에 유가 급락
운송주엔 비용절감 호재로
여행주도 한달만에 6% 상승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에 공급 과잉 우려까지 겹치며 국제유가가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자 여기에 영향을 받는 주요 부문별 상장지수펀드(ETF)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비용 절감 호재를 맞은 여행·운송 종목은 반등한 반면, 유가를 추종하는 종목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KODEX 운송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07%로 올해 들어 계속됐던 손실권을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종목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5.94%지만, 유가 하락세가 집중된 최근에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현재 이 종목이 담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HMM 비중은 각각 22.37%, 18.48%로 국내에 상장한 ETF 중 가장 높다.

연초 대비 9.14% 하락하며 부진한 TIGER 여행레저 ETF 역시 여름철 여행 수요 증가와 유가 하락이라는 쌍호재 덕택에 최근 한 달 수익률이 5.84%로 반전됐다.

원유 선물가격을 따라가는 KODEX WTI원유선물(H)은 일주일간 6.54% 급락해 1개월 수익률이 -8.5%까지 떨어졌다. 반면 인버스 종목은 급등해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의 경우 한 달간 8.2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가는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급락하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지난 6일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67.67달러로 2023년 6월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9일에도 68달러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 역시 연중 최저 수준이다.

원유 최대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미국의 경우 최근 발표된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증가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발 '빅컷'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경기 둔화뿐 아니라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원유 소비가 가파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망은 엇갈린다. 지난 4일(현지시간) 씨티그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 모임인 OPEC플러스가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면 내년 평균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UBS는 중국 수요가 부진해도 미국 등 다른 국가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며 현재 배럴당 70달러 초반대인 브렌트유가 수개월 안에 8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