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산 수영구 18억 전세사기' 40대 임대인에 징역 10년 구형

피해자들 "인생 송두리째 빼앗겨" 엄벌 탄원

부산지법 동부지원 입구. ⓒ News1 DB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18억원에 달하는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이창민 부장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전세사기 범행은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서민의 생활 기반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이며 피고인의 범행은 경제력이 부족한 임차인들의 전 재산과 다름없는 임대차 보증금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건물 관리인이자 책임자인 A씨에게 임차인들이 수차례 연락하고 문제해결을 부탁했지만 그때마다 바지 사장을 내세우거나 연락을 피하는 등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대부분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재산상 손해 외에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A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앞서 이날 진행된 증인심문에서 피해자들도 전세사기 피해가 단순한 금전적 손해를 넘어 주거 불안정은 물론 심각한 정신적 고통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탄원했다.

A씨와 2021년 10월 전세 계약을 맺은 피해자 B씨(30대)는 "20~30대를 바쳐 모은 6000만원은 물론 1억원의 대출을 빚으로 떠안으면서 주거권은 물론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일을 줄이고 형사·민사재판을 준비해야 했고, 보증금에 어머니 수술비가 포함돼 있어 어머니의 수술이 늦어지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울먹였다.

또다른 피해자 B씨는 "지난해 2세 계획을 세웠지만 전세사기 피해로 포기했다"며 "끝이 보이지는 않는 상황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전국) 9번째 임차인이 이 건물에서 나올 수도 있다. 부디 지인이나 가족도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내 일처럼 살펴봐달라"고 재판부에 당부했다.

반면 A씨 변호인은 "A씨는 2022년 5월까지 건물에 대한 대출 이자를 갚다가 이후에 이자를 못내면서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고 부도에 이르렀다"며 "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A씨에게 편취의 의사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6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부산 수영구 한 오피스텔에 대해 총 17회에 걸쳐 임대차 보증금 명목으로 17억45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10월 16일에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