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 도피 도우라" 지시...'양은이파' 조양은 징역형 집행유예

범인 도피 교사 혐의로 기소
도피 도운 선교회 신도도 '집유'

폭력조직 '양은이파' 두목 출신 조양은씨가 2013년 11월 29일 서울경찰청으로 압송되던 모습. 연합뉴스

과거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이끌다가 선교사가 된 조양은(74)씨가 지명수배된 사기범의 도피를 도우라고 선교회 신도에게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홍준서 판사는 범인 도피 교사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고 9일 밝혔다. 홍 판사는 또 조씨 지시를 받고 사기범의 도피를 도운 선교회 신도 A(66)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조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A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조씨는 2022년 9월 1억 원대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된 고철업체 대표 B씨의 도피를 도우라고 A씨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B씨에게 숙소와 휴대폰을 제공해주라"고 A씨에게 지시했으며 B씨는 3개월 가까이 도피 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선교회 신도인 B씨가 구속되면 다른 신도들이 그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할까봐 도피를 도운 것으로 파악됐다.

1970년대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결성해 두목으로 활동한 조싸는 1980년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995년 만기 출소 후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으나 그동안 해외 원정 도박과 대출 사기 등 혐의로 수 차례 기소됐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