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줄줄이 탈원전서 유턴···伊, SMR 법인 설립까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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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대표적인 '탈(脫)원전' 국가이던 이탈리아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위한 기업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탈원전 선봉에 섰던 유럽 국가들이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전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공유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탈원전 정책을 앞다퉈 철회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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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관련 기업들과 SMR 개발에 속도
전력 수급 불안정에 탄소 중립 달성 비상
스웨덴·벨기에 등도 신규 건설·운영 연장
유럽의 대표적인 ‘탈(脫)원전’ 국가이던 이탈리아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위한 기업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탈원전 선봉에 섰던 유럽 국가들이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전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공유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탈원전 정책을 앞다퉈 철회하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발전과 데이터센터, 전기차 증가에 따라 전 세계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탈원전 추진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돌포 우르소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은 이날 코모호수에서 열린 암브로세티 포럼에서 “외국과 기술 파트너십을 통해 이탈리아에서 곧 첨단 원전을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에 참여할 기업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탈리아가 SMR을 건설하기 위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관계자들은 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터빈·발전기 설계사 안살도뉴클리어, 이탈리아 국영 전력 회사 에넬, 영국 원자력 업체 뉴클레오와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수십 년간 탈원전을 유지해온 이탈리아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탈리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한 다음 해인 1987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 두 차례 국민 투표를 통해 원자력 생산과 사용 금지를 결정했고, 1990년 마지막 원자로가 폐쇄돼 완전한 탈원전 국가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달 원전 재도입을 위한 입법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진 데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질베르토 피체토 프라틴 이탈리아 환경에너지부 장관은 7일 이탈리아 정부가 핵에너지 사용을 재도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프라틴 장관은 10년 내 SMR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탈원전을 선언했던 대부분의 국가들이 기존 입장을 바꿔 원전 재가동이나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풍력·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오던 유럽 친환경 국가를 중심으로 이런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1980년 단계적 탈원전을 선언한 스웨덴은 43년 만인 지난해 8월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20년간 전력 수요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를 위해 2045년까지 최소 10기의 재래식 원전과 소형모듈식 원전이 다수 건설돼야 한다”고 밝혔다. 벨기에는 2025년까지 탈원전 달성을 선언했지만 2022년 기존 원전 운영을 10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스위스는 13년 만에 탈원전 정책을 철회하고 신규 원전 허용을 추진하는 내용의 원자력법 개정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유럽 주요국 중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국가는 사실상 독일이 유일하다. 독일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탈원전 가속화에 나서 지난해 4월까지 가동 중이던 원전 3기를 모두 폐쇄하는 등 탈원전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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