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보, 200억 투자 받아 캐파 늘렸지만...결국 '조기상환'

박기영 기자 2024. 9. 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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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제조업체 누보가 2년 전 발행한 2회차 CB(전환사채) 200억원 중 대부분을 조기상환했다.

누보는 채권자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에 따라 200억원 규모 2회차 CB 중 182억원을 상환했다고 9일 공시했다.

이에 누보는 증설에도 불구하고 2022년 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22억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누보는 상환해야 할 금액이보유현금(6월말 기준 96억원)을 넘어서자 110억원 규모 3회차 CB를 발행해 이를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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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제조업체 누보가 2년 전 발행한 2회차 CB(전환사채) 200억원 중 대부분을 조기상환했다. 해당 자금을 활용해 캐파(생산능력) 확대 등에 나섰으나 여러 악재로 수익성 개선에 실패한 탓에 기업가치가 오히려 하락한 탓이다.

누보는 채권자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에 따라 200억원 규모 2회차 CB 중 182억원을 상환했다고 9일 공시했다. 회사는 해당 자금으로 울산 공장을 증설하고 원재료 매입에 활용하는 등 생산 규모 확대에 나섰다. 덕분에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 611억원에서 지난해 821억원까지 34% 가량 늘었다. 누보는 화학비료와 코팅(CRF)비료 등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다. 이외 농약과 녹차도 취급한다.

누보는 2022년 3월 스팩합병 상장 직후 '식량 테마주'로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수차례 주가가 급등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전세계 식량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자 수혜주로 꼽힌 것이다. 덕분에 누보는 2회차 CB 발행 당시 최저리픽싱을 통상 70%로 잡는 것과 달리 85%로 설정했으며 이자율도 0%로 설정하는 등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그러나 시장의 전망과 달리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누보에 악재였다. 벌크 화물운임 상승으로 인해 원재료와 인건비등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누보는 증설에도 불구하고 2022년 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22억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각각 43억원, 59억원이다.

결국 채권자들은 첫 번째 풋옵션 행사일에 투자했던 자금 대부분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CB는 최저한도로 리픽싱돼 전환가액이 2373원이었으나, 현재 주가(전날 종가 1160원)는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탓이다. 금리가 0% 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손해를 감수한 셈이다.

누보는 상환해야 할 금액이보유현금(6월말 기준 96억원)을 넘어서자 110억원 규모 3회차 CB를 발행해 이를 조달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누보의 현금성자산은 6월말 기준에서 투자 유치금액과 상환 금액을 계산했을 때 24억원 가량이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과 2023년에도 상반기까지 흑자기조를 유지하다 하반기에 적자폭이 두드려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운전 자금에 대한 불안이 나온다.

긍정적인 부분은 주요 원재료 가격 하락이다. 주요 원재료는 요소, 유기질원료, 기비 등인데, 해당 가격은 2022년 대비 올해 상반기 기준 요소 38%, 유기질원료 59%, 23%씩 내렸다. 이 3개의 원재료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7%, 2023년 13%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다.

누보 관계자는 "잔여 CB 18억원은 채권자가 행사를 하지 않은 것"이라며 "현재는 영업 활동으로 창출된 현금이 있어 유동성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영 기자 pgy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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