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7개월 아기 접종 20번 건너뛰고 우유에 물 타 먹인 20대 부부

대전일보DB.

태어난 지 17개월 된 아이가 필수로 맞아야 하는 예방백신을 20차례 접종하지 않고, 우유에 물을 타 먹인 20대 부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9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 혐의를 받는 20대 부부를 지난 4월 기소했다.

이들 부부의 첫 재판은 지난 5일 열렸다.

이들은 지난 2021년 7월 아이를 출산해 대전의 한 모텔에서 지냈다. 아이의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채 8개월 가량 모텔에서 머물렀고 국가 지정 필수 예방접종을 20차례 건너뛴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2022년 3월 대전 동구의 한 빌라로 이사했으나 생활고에 시달려 분유 대신 우유에 물을 섞어 아이에게 먹였다.

이는 그 해 연말까지 지속, 아이는 영양부족 상태에 놓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가정법원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형사재판으로 넘겨졌다.

재판부는 "(가정법원에서) 아동보호, 보호관찰로 끝날 수 있었던 일을 피고인들이 일을 키웠다"며 "아동보호 재판에 참석하지도 않고 보호관찰 조사도 제대로 안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들이 절차에 불응하니 갈수록 형량이 더 올라가는 것"이라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형사 재판이지만 상황을 고려, 가정법원에 준한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우선 이들 부부에게 보호관찰소에서 판결 전 조사를 받게 하고,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면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면담 과정에서 이수해야 하는 의무교육 20시간 수료 확인서도 재판부에 제출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아동보호 재판은 본인들이 아이를 보호할 의지가 있는지, 적절한 교육을 받았는지 등의 여부를 본다"며 "판결 전 조사, 면담을 진행하고 속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이는 대전시가 지원에 나서 출생신고를 마쳤고, 한 아동 보호시설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