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하는 한미약품家 경영권 분쟁, 최대 피해자는?

송응철 기자 2024. 9. 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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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이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한미약품가(家) 경영권 분쟁은 올해 1월 벌어졌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최대 피해자는 주주들이다.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로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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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호황인데 한미 주가는 휘청…주주들 분통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 전경 ⓒ연합뉴스

한미약품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이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해를 넘길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 최대 피해자로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소액주주가 거론된다. 분쟁 장기화로 이들 기업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가(家) 경영권 분쟁은 올해 1월 벌어졌다.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부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모녀와 이에 반대하는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형제의 대결 구도였다.

양측은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립했다. 이날 주총 표 대결에서는 개인 최대주주이자 임성기 회장의 절친한 고향 후배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소액주주의 지지를 등에 업은 '형제연합'이 승리했다. 그 직후 임종훈 대표는 송 회장과 공동대표 체재를 확립했고, 두 달여 뒤인 5월 송 회장을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며 사실상 경영권을 차지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분쟁은 형제연합의 승리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상황은 달라졌다. 신 회장이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 모녀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6.5%를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3자 연합'을 구성한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 4일 주식 거래를 완료하면서 한양정밀 보유 지분을 포함,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을 18.93%까지 끌어올렸다.

승기를 잡은 3자 연합은 '쐐기박기'에 나섰다. 지난 4일 법원에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한 것이다. 형제연합으로부터 이사회 주도권 탈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임시 주총에서 한미사이언스에 전문경영진 체재를 구축,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겠다는 것이 3자 연합의 계획이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최대 피해자는 주주들이다.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로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그간 주춤했던 제약바이오 부문에 다시 힘이 실렸지만,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예외였다.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지난 1월12일 2657.73이던 KRX 300 헬스케어 지수는 3인 연합이 법원에 임시 주총을 소집허가를 낸 지난 4일 3432.3로 29.1% 상승했다. 그러나 이 기간 한미약품의 주가는 35만3000원에서 29만3500원으로 16.9%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미사이언스 주가도 3만84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19.3% 줄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주주들은 제약바이오 호황기의 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한 셈이다.

이를 의식한 듯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목으로 지난 7월 분기 배당을 실시했다. 그러나 사장에서는 배당은 현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주들은 이번 분쟁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분쟁은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임시주총에 대한 법원의 결정까지도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분쟁이 길어지면서 신약 연구개발(R&D)이 위축되면서 관련 인력의 이탈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며 "이 경우 한미약품의 장기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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